11월 모의고사 문제풀이, 국어 과목. 이 문제만은 꼭 다시 보자~
2020-11-27

안녕하세요. 날씨가 많이 쌀쌀해졌습니다. 건강관리는 잘 하고 있나요? 오늘은 지난 11월 18일에 보았던 모의고사를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시험지에서 가장 눈길이 갔던 문제는 42-45번이었는데요. 보통 3문항 이상 출제되는 문학 지문의 경우 [보기]를 주고, 그 방향에 따라 작품을 해석하도록 유도합니다. 하지만 이번에 출제된 42-45번의 경우, 따로 [보기]를 주지 않았습니다. 대신 지문의 길이가 길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즉, 문제에 제시된 [보기]가 지문 안에 녹아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럼 42-45번에 해당하는 지문을 꼼꼼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지문의 첫 문단을 보면, ‘대화체’라는 키워드를 찾을 수 있습니다. 고전시가를 공부하며 종종 대화체로 구성된 작품들을 만나게 되는데요. 「속미인곡」과 같은 작품이 대표적인 대화체 시가라 할 수 있습니다. 이어지는 내용은 임진왜란을 전후로 작품의 경향이 달라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고전문학을 공부할 때 임진왜란은 꼭! 기억하고 있어야 합니다. 이 시점을 기준으로 조선 전기와 조선 후기가 나뉘기 때문입니다. 조선 전기의 문화가 양반 사대부를 중심으로 전개되었다면, 조선 후기에는 평민들이 문화의 주체로 등장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자유로운 주제들이 작품 속에 나타납니다.
 
그럼 조선 전기를 대표하는 가사인 「속미인곡」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속미인곡」은 필수 작품으로 「사미인곡」, 「관동별곡」과 더불어 반드시 숙지하고 있어야 하는 작품입니다. 가사만 나오면 울렁거리는 친구들이 많을 텐데요. 다행히 지문에는 「속미인곡」의 제일 첫 부분과 마지막 부분만 제시되어 있어 수월한 느낌이 들었을 듯도 합니다. (가) 지문에서 두 친구의 대화 상황이라 가정하고 해당 지문을 해석해 보겠습니다. 기존에 갑녀와 을녀로 배우던 것을 여러분이 좀 더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은지와 수아의 대화로 바꿔 보았습니다.
 
 

 
현대어로 해석하니 어떤가요? 중세국어로 읽었을 때보다는 편하게 다가갔으면 합니다. 시에서 중요한 것은 화자가 누구인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그 상황에서 화자가 느끼는 정서나 태도는 어떠한지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화자는 둘이지만, 주된 화자는 ‘수아’로 볼 수 있습니다. 둘의 대화를 보면 수아는 사랑하는 임과 헤어진 상황이고, 만나고 싶다는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은지는 차라리 굳은 비라도 되라고 조언을 하죠. 내신 시험이었다면 달과 굳은 비의 차이를 묻는 문제가 나왔겠지만, 이 문제에서 핵심은 ‘대화’에 있습니다. 자! 그럼 나머지 지문도 읽어볼까요? 

 
연두색으로 밑줄 친 부분을 읽어보면 ‘닫힌 대화체’라는 키워드가 눈에 들어옵니다. (가)는 보조적 인물과 주도적 인물로 구성된 닫힌 대화체 유형의 시가라 할 수 있습니다. 연두색으로 밑줄 친 부분을 보면, 화자가 처한 상황, 정서 주제 의식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소 낯선 개념인 ‘닫힌 대화체’라는 키워드를 가져왔지만, 밑줄 친 부분은 기존에 우리가 배우던 내용에서 벗어나지 않는 모습을 보입니다. 화자는 님(임금)과 이별한 상황이며, ‘조물의 타시로다’라고 이야기하며 이별이 운명이었음을 이야기합니다. 나아가 낙월이 되겠다고 이야기하며 님(임금)에 대한 사랑을 멈추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를 바탕으로 42번의 답을 찾아보겠습니다. ②의 시구는 ‘내 모습과 행동이 님의 사랑을 받음직한가마는’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는 나에게 님의 사랑을 받을만한 구석이 없음에도 님이 나를 사랑해 주었다는 의미가 됩니다. 따라서 이 구절은 자책의 의미로 해석하기 어렵습니다. 그동안 출제된 문제 패턴과 다르지만 시적 상황과 화자의 정서 태도, 주제를 명확하게 알고 있다면 변형이 된다 해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제 곧 기말고사 진행되고 겨울방학이 되면 고3이 되었다는 마음이 강해질 텐데요. 긴장하거나 두려움을 갖지 말기 바랍니다. 개념을 잘 숙지하고 있다면, 그 어떤 문제가 출제되어도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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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정 @효정
이지수능교육 국어영역 실장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힘겹게 싸운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기를 원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