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오답노트 쓰는법 양식과 활용법
2024-09-19
안녕하세요~ 잉코 6기로 활동하고 있는 지덕이라고 합니다 :-)
여러분들은 수학을 어떻게 공부하고 있나요? 수학이야말로 공부법이 참 다양한 과목이라고 생각해요. 문제집에 바로 풀거나 연습장에 따로 푸는 것부터, 문제를 한 번 풀고 넘기거나 오답노트를 쓰거나 등등 매우 다양한 공부법이 있죠. 이번에는 그중에서도 제가 수학 오답노트 쓰는법에 대해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 문제와 풀이가 함께 보여야 한다.
제가 중학생 때부터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썼던 오답노트를 쭉 보았는데, 크게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었습니다. 몇 년간 쓰면서 항상 느꼈던 점은, ‘문제와 풀이가 함께 보여야 자주 본다’는 것이었습니다.
제 경험상, 문제 번호와 풀이만 쓰인 오답 노트는 복습용으로 딱 한 번만 쓰이고 다시 본 적이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문제와 풀이를 함께 보아야 다시 봐도 기억나는데 그러지 못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러니 문제를 다시 풀어보기 위한 용도, 즉 복습용으로 쓰는 것에는 풀이만 작성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다시 볼 자신이 없다면 풀이를 쓰는 시간도 아낄 수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다시 볼 생각이라면 문제를 함께 쓰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가 처음 수학 오답노트를 작성했던 시기는 아마 중학생 때였던 것 같아요. 스스로 작성한 것은 아니었고 학원 숙제로 처음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2분할 노트를 나눠 줬는데, 왼쪽에는 문제를 쓰고 오른쪽에는 풀이 과정을 쓰게 되어 있었어요.
숙제의 한계가 그렇듯, 당시에는 문제를 쓰는 과정이 매우 귀찮았습니다. 그래서 가끔은 공부하면서 문제 번호와 풀이부터 적고, 문제는 핸드폰으로 찍어 두었다가 학교에서 썼던 것 같아요. 마음의 도를 닦는다는 생각으로 쓰기도 했고, 친구들이랑 조회 전에 얘기하면서 쓰기도 했던 기억이 나네요.
아쉽게도 중학생 때 작성했던 것은 남아있지 않지만, 고등학교 1학년 때 이와 비슷하게 작성했던 오답노트가 있어서 사진으로 공유합니다. 오른쪽 칸에 처음에는 풀이 과정만 적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틀린 이유와 꼭 필요한 풀이’를 함께 적기 시작했어요.
위 사진에서도 보라색은 접근 방법, 남색은 틀린 이유, 붉은색은 꼭 필요한 풀이에 해당합니다. 색을 구분해 두니 작성할 때나 볼 때 모두 편했습니다.
| 간소화
이후 1학년 1학기 시작한 뒤는 학교 공부로 바빠서 더 간소화해서 작성하기 시작했어요. 졸업하고 난 뒤에 느낀 거지만, 제가 생각보다 정리나 필기를 아무 곳(ex. A4용지, 이면지, 노트패드)에나 해 두었습니다. 이때도 A4용지에 그냥 작성했던 것 같습니다.
한 면에는 문제 번호와 문제를 쭉 적었고, 다른 한 면에는 문제 번호와 풀이 과정을 작성했어요. 다만 이건 숙제가 아니다 보니 문제를 ‘제가 알아볼 수 있는 한에서 간단히’ 작성했어요. 예를 들면 ‘x의 값을 구하여라’를 ‘x는?’ 이런 식으로요. 또한 전과는 다르게 오답노트의 분량이 정해져 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서술형 풀이를 적듯이 문장형으로 쓰려고 했던 것 같아요.
이쯤에서 제 수학 공부 썰을 풀어 보자면, 중학생 때는 서술형 풀이가 굉장히 중요했어서 학원에서도 문장형으로 풀이 과정을 쓰도록 강조했어요. 그래서 고등학교 초반에도 이렇게 문제를 푸는 연습을 했었는데, 막상 저희 고등학교는 서술형 비중이 크긴 했으나 문장형 풀이보다는 해당 식의 유무가 중요했어요. 그래서 나중에는 다시 간략한 풀이로 돌아왔습니다.
그러고 한 달 뒤 사진입니다. 때때로 종이에 풀이만 쭉 적기도 했어요. 애초에 오답노트를 꾸준히 쓰는 게 아니라, ‘공부하면서 필요할 때마다’ 썼기 때문에 그때그때 양식이 조금씩 달랐습니다.
| 패드 활용
이후에는 제가 아이패드로 공부를 하게 되면서 오답노트도 패드로 쓰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 미적분을 처음 공부했는데, 무모했지만 1회독을 수능특강으로 했었습니다. 개념을 익히기엔 문제 수가 부족해서, 여러 번 풀기 위해 오답노트를 꾸준히 작성했어요.
트를 가지고 3회독을 했었습니다. 처음에는 문제와 풀이를 기존 방식대로 나누어 적는 것이었어요. 문제를 직접 쓰기도 했지만, 아이패드 특성상 문제를 그대로 찍어서 첨부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풀이를 적으며 리마인드가 필요한 내용은 붉은색으로 주석처럼 표시해 두었어요. 이때는 문제에 연두색으로 오답 유형을 표시해 두었습니다. 세모 친 문제는 접근은 옳게 했으나 실수로 틀린 경우, 별표 친 문제는 접근부터 잘못된 경우, 즉 아예 모르는 문제에 해당합니다.
2회독을 할 때는 풀이 부분을 가리고 문제만 보면서 다시 풀어봅니다. 이때 문제를 맞히면 붉은색으로 동그라미를, 틀리면 별표를 쳐서 표시했어요. 3회독은 붉은색 별표 친 문제만 따로 풀었습니다. 이 문제들은 두 번 틀린 문제이니 복습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 고3 시절
다음 해인 고등학교 3학년 때에는 다시 수기로 오답노트를 쓰기 시작했어요. A4용지를 세로로 반으로 접은 다음, 문제와 풀이를 따로 쓰지 않고 세로로 나열해서 작성했습니다.
고3 올라가는 겨울방학 때는 제가 수학을 가장 열심히 공부했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하루에 13시간이 넘도록 수학 선행(미적분, 확률과 통계)에 매진했는데, 오답노트를 작성하는 시간도 적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렇게까지 시간을 들였던 이유를 생각해 보면, 첫째는 볼펜으로 수학 문제를 푸는 게 좋아서였고, 둘째는 공부하면서 힐링이 필요했기 때문이었어요.
아무래도 이제부터는 수험생 신분이다 보니 공부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았는데, 그럴 때마다 도를 닦는다는 생각으로 적으니 마음의 평안이 찾아오더라고요..ㅎㅎ 노래를 들으면서 쓰기도 하고, 글씨를 연습한다는 생각으로 쓰기도 하고, 머리를 식히면서 쓰기도 했어요. 결과물도 꽤 만족스러웠답니다.
| 마치며
혹자는 오답노트에 시간을 많이 들이는 것을 시간 낭비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렇지만 오답노트를 쓰는 그 순간에라도 복습이 된다는 점이 오답노트 작성의 가장 큰 의의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제가 고3 때 그랬듯, 스스로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만들어 냄으로써 공부 자극을 받는 것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상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