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할 것만 같던 무더운 여름의 열기가 점점 식어가고 매미 우는 소리가 차츰 멀어지는 9월. 이렇듯 9월 달이 되면 여름의 열기는 식어가지만 대입의 열기는 점점 박차를 가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 시기쯤 되면 학생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최대한의 결과를 내기 위해 다양한 전형의 대학 입시 방법을 선택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전형들 사이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들이 있습니다. 필자는 그러한 요소 중 하나인 면접에 대해 여러분께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필자 역시 여러분의 면접에서 어떤 질문이 나올지 족집게처럼 콕콕 맞추거나 교수님들의 성향을 파악하는 신기를 부릴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사실상 면접에서 나오는 중심질문은 면접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니 필자는 여러분께 실제로 면접관이 질문을 할 때 어떻게 대답해야하는지, 어떻게 정신을 관리해야 하는지 이러한 자잘한 꿀팁들을 소개시켜드리고자 합니다.
1. 당황하지 말자
일반적인 학생들은 면접과 관련된 경험이 적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대학교에서 보는 면접이 인생을 살면서 처음 보는 면접인 학생들이 태반일 것입니다. 그러니 도대체 면접에선 어떤 것이 중요하고 어떤 질문을 받는지 학생들에겐 미지의 영역일 수밖에 없고 결국 미지란 두려움으로 다가올 겁니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면접을 보는 모든 학생들이 그렇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교수님과 면접관들 역시 그러한 사실을 알고 계십니다. 그러니 면접 중간에 실수를 1, 2번 하더라도 괜찮습니다. 당황하고 패닉에 빠지기보단 교수님께 양해를 구하고 심호흡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답변에 대한 말실수를 하였다고 하여 중간에 말을 끊기 보단 실수를 인정하고 정정하여 준비한 내용이나 말하고자 하는 바를 끝까지 말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또한 교수님이나 면접관께서 중간에 돌발적인 질문을 하실 때가 계십니다. 왜냐하면 실질적으로 중심질문에 대한 답변이 학생들마다 크게 상이하지 않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니 면접과 관련하여 무의미한 질문이나 답변에 대한 질책을 하셨다고 해서 면접의 결과가 안 좋은 것은 아닙니다. 이럴 땐 당황하여 답변할 타이밍을 놓치기보단 아는 것이면 말씀드리고 모르는 것이면 모른다고 말씀드리는 것이 좋습니다. 무지를 아는 것만큼 중요한 자질도 없지 않겠습니까.
물론 당황하지 않는다는 것이 말로는 쉬울지 몰라도 막상 자리에 올라서면 쉽지만은 않을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어렵기에 그만큼 중요하다고 굳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완벽한 모습을 연기하려하기 보단 실수하더라도 하나씩 차근하게 우직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 답변에 하나의 흐름을 삽입하자
하나의 흐름이 뜻하는 바는 답변에 일관성 있는 하나의 이야기가 들어있는 것이 좋다는 뜻입니다. 필자의 경우 공예과(금속/도자 두 가지로 나뉨)를 지원했지만 콕 집어서 금속공예과에 지원하고 싶다고 답변했습니다. 그 이유로 어렸을 적부터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나 스팀볼 같은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스팀펑크에 대한 동경 때문이라고 설명했었습니다. 이러한 스팀펑크가 가지는 금속에 대한 그로테스크한 묘사가 저를 금속공예과로 이끌었으며 이 과에 머물면서 태엽장치를 이용한 작품을 만들어 보는 것이 지금 당장의 목표라고 설명했었습니다. 이렇듯 답변에는 중심이 되는 내용(예시에선 스팀펑크)을 가지고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이 과에 왜 지원했는지" 물어 보지 않아도 그것을 알 수 있도록 답변을 체계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과에 지원하고 싶어서 왔구나 하는 것이 느껴지거나 최소한 답변에서 나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중심축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매끄러운 하나의 흐름이 답변에서 보일 때 그 사람에 대한 이미지가 형성될 것이고 면접관에게 이미지가 각인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합격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3. 함부로 면접 결과를 예상하지 말자
3번은 면접을 볼 때 필요한 꿀팁이 아니라 면접을 본 후의 꿀팁입니다. 학생들은 면접을 보고 나면 보통 2가지 길에 들어섭니다. 첫 번째 유형은 면접을 볼 때 자신이 잘못했던 일들을 계속 되새겨 후회가 물 밀 듯이 찾아오는 유형입니다. 또 두 번째 유형은 자신이 면접에서 잘했던 것만을 환기하며 결과가 긍정적일 것이라 세뇌하는 유형입니다.
우선 첫 번째 유형은 정신건강에 굉장히 해롭습니다. 면접이 끝나도 정시준비라든가 다른 면접 준비라든가 해야 할 일이 태산 같은데 마음 한구석이 계속 착잡하다면 일에 도통 집중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아 거기선 다른 답변을 할 걸’ ‘아 거기서 실수하면 안 됐는데...’ 공부엔 집중이 안 되고 머릿속에서 후회만이 울리니 면접 다음부터 준비하고 있던 일들도 마음이 뒤숭숭하여 좋은 결과를 내지 못 하는 것입니다.
또한 두 번째 유형은 자기가 생각했을 때 면접을 너무 잘 본 것입니다. 그러니 가지고 있던 긴장감을 놓아 버립니다. 해야 할 일은 아직 많고 가야할 길은 천리 길인데 자꾸 옆에서 노는 친구들이 눈에 밟힙니다. ‘자신은 면접을 잘 봤으니 이 학교에 들어가지 못한다면 운명이다.’ 하고 그냥 놀아 버립니다. 과연 결과는 어떨까요? 물론 합격하면 아무 일이 없습니다. 오히려 친구들과 즐겁게 놀 수도 있고 좋습니다. 하지만 만약 불합격한다면 어떻겠습니까? 면접 후에 다른 학교 면접 준비나 정시준비를 게을리 했다면 당연하게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면접을 본 후엔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행동이겠습니까? 필자는 면접에 대한 그 어떤 생각도 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면접을 위해 잘못된 부분만 집고 넘어가는 것이 가장 현명합니다. 잘못된 부분을 계속 곱씹는 것도 해롭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긴장감을 해친다면 면접 결과에 대해 함부로 예상하는 것은 자충수에 불과 합니다. 그러니 이미 지나간 일들은 모두 깨끗하게 잊고 다음에 넘어야 할 산을 바라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