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 공부법] 고대생이 알려주는 야자의 장단점
2019.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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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일어일문학과
이지수능교육 서포터즈 @이삼

야간자율학습, 꼭 해야 할까?

 

안녕하세요, 이지 서포터즈 이삼입니다. 많은 고등학교에서 야간자율학습을 의무 혹은 선택적으로 실시하고 있을텐데요, 오늘은 고등학교 야간자율학습이 나에게 꼭 필요한 것인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칼럼을 들고 왔습니다. 우선 저 같은 경우에는 고등학교 1, 2학년 떄까지는 야간자율학습을 했었지만 고등학교 3학년이 되면서부터 하지 않았는데요. 각각의 장단점을 모두 겪어본 입장으로서 할 수 있는 조언들을 드리려고 합니다.

 

야간자율학습실의 환경이 나와 맞는가?

야간자율학습이 자신에게 맞는지 확인해야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건강입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학교 내에 야간자율학습실(자습실)이 학년별로 있어서 수업이 끝나면 항상 그곳에서 공부를 하도록 되어 있었는데요.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만 해도 건강에 아무 문제도 없었는데, 입학 후 갈수록 장염에 자주 걸리고 감기몸살도 자주 걸리게 되었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했더니, 바로 자습실의 환경 때문이었는데요. 학교 자습실이 밀폐된 공간이고 먼지가 많이 쌓여있다 보니 지속적으로 그곳에서 공부를 하다 결국 속이 더부룩해지고, 또 다들 정숙한 분위기 속에서 화장실을 자주 가지 못하고 계속 참다보니 쌓이고 쌓여 결국 장염과 감기몸살까지 이어진 것입니다. 저만의 특수한 케이스가 아니라, 실제로 많은 친구들이 자습실로 인해 장 기능이 안 좋아지고 몸살에 자주 걸린다고 이야기했었는데요. 물론 그렇지 않은 친구들도 많았던 것을 보면 확실히 체질상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저는 결국 고등학교 3학년 때 자습실이 너무 불편하고 건강이 안 좋아지는 것 같아 학교가 끝나면 바로 기숙사로 입소해 방에서 혼자 공부를 했는데요. 이처럼 자신의 체질이 자율학습실과 맞는지 안 맞는지를 고려하는 것은 앞으로 쭉 공부를 해 가는데에 있어 건강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꼭 필요한 요소입니다. 자율학습실에서 공부하는 것이 자신의 건강을 해치는 것 같다면 억지로 있을수록 장기적으로 건강이 악화되고 수능날 컨디션까지도 이어질 수 있겠지요. 그러나 고려해야할 점은 이것 뿐만이 아닙니다!

 

나의 집중력과 자기주도학습능력은 뛰어난가?

제목의 질문을 바꿔말하면, 기숙사나 집에 있으면 해이해지는가? 스스로에게 강요가 필요한가? 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집중력과 자기주도학습능력이 뛰어나지 않다고 생각된다면, 자율학습실에 남아있는 것이 좋습니다. 자습실에 있으면 다른 친구들의 눈치도 보이고 자유롭게 공부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방에서 혼자 공부하는 것을 택한 수많은 친구들이 사실상 방에 올라가면 누울 침대가 있고 감시하는 눈도 없기 때문에 자습시간 내내 노트북으로 영화를 보고 침대에서 잠을 자다가 자습실에서 자습을 마치고 온 룸메들을 만나면 막상 현타를 느끼는 모습을 종종(꽤 많이) 보았습니다. 자습실에 앉아있으면, 감시하는 선생님이 계시고 주변에 공부를 하는 친구들도 있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자극제가 되어줄 수 있습니다. 스스로가 결단력이나 자기주도학습능력이 부족하다면, 자습실에 남아 있는 것이 훨씬 후회가 남지 않는 선택일 수 있겠지요. 만약 공부를 하다가 졸려서 침대에 누워 잤는데 혼자 공부할 시간에 맞추어 일어날 정도의 굳은 의지가 있고, 실제로 그런다면 굳이 야간자율학습실에 남아서 공부하지 않아도 되겠죠?

 ▲ 기숙사에 가면 잠잘 시간을 포함해 스케줄을 적었습니다.

 

 ▲ 기숙사의 포근한 침대

 

자습실의 분위기는 공부하는 분위기인가?

저희 학교 자습실의 경우에는, 굉장히 정숙하고 공부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래서 따로 돈을 내고 독서실에 가지 않아도 자습실이 일반 독서실과 같은 느낌이었고, 화장실에 자주 가거나 자주 소곤거리는 친구들은 따가운 눈초리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일반고등학교에 다니는 다른 친구의 말에 따르면, 심화반 같은 곳에 들어가지 않는 이상 야간자율학습이라고 해도 공부에 집중하기에 좋은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합니다. 자주 왔다갔다 거리는 친구들도 많았고, 첫교시는 괜찮았어도 두번째 교시가 시작할 때부터는 정리가 잘 되지 않아 시끌벅적한 분위기였다고 하는데요. 따라서 분위기에 잘 휩쓸리는 편이라면 시끌벅적한 분위기의 야간자율학습실보다는 차라리 일반 독서실에 가서 공부를 하는 것이 집중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야간자율학습도 나름의 추억이 될 수 있다

이 부분은 공부 효과와는 별개로, 자습실에 대한 부가적인 차원에서의 이야기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학교 자습실마다 분위기가 다 다를 수 있겠지만, 저는 자습실에 대한 좋은 추억들이 몇 가지 있는데요. 먼저 그리운 자습실의 풍경입니다. 저희 학교는 자습실이 학교 외에 따로 있어서, 각자 개인 자습 책상이 있었는데요. 다들 각자 책상을 나름 열심히 꾸미고, 공부에 자극이 되는 문구들을 붙여놓거나, 수행평가 혹은 시험 디데이 일정을 메모해두기도 했습니다. 공부 중간중간 힘이 들 때 주위를 둘러보면 친구들이 적어둔 문구들을 볼 수 있어 나름의 기분 환기가 되기도 했고, 또 시험기간에는 공부를 하다가 모르는 것이 생기면 옆자리 친구에게 조용히 물어볼 수도 있어서 도움이 되기도 했습니다. 같은 학년 모든 친구들이 한 자습실에 랜덤으로 배치되어 앉았기 때문에 모르는 친구와 옆자리가 되면 그걸 계기로 친해질 수 있어서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도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힘들었어도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자습실의 풍경이나 친구들과의 만남도 나름의 추억이 된 것 같습니다.

 ▲ 야간자율학습실 책상에 붙여두었던 포스트잇
 

지금까지 고등학교 야간자율학습을 꼭 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결국 정해진 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체질 혹은 역량에 따라 선택해야 하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자습실은 누구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도 있고, 또 누구에게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둘 다 어떻든간에 나중에는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될수도 있겠지요. 무조건 피하지 말고, 우선 자습실을 경험해본 뒤에 자신의 건강이나 의지, 분위기 등을 고려해 그 후에 선택을 해보는건 어떨까요? 그럼 이상, 이지 서포터즈 이삼이었습니다. 다음 칼럼에서 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