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르르릉!
긴박한 수신음이 스마트폰에서 울렸습니다.
선생님! 우리 아이가 전국단위 자사고에 입학할 예정인데, 수학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아직 선행을 많이 하지는 못했는데
혹시 반배치고사는 준비하셨나요?
선행으로 고1 내용까지는 한 번 돌린 것 같은데, 고2 내용은 거의 기억하지 못해요.
네, 첫 수업에서 테스트하고 말씀 올리겠습니다!
이번 주에도 많은 어머님들께서 문의전화를 주셨습니다. 안타깝게도 자사고나 특목고는 이미 만들어진 실력과 점수를 들고 가는 학생들의 학교입니다. 특히 수학은 전국규모의 경시대회나 올림피아 출신의 학생들까지 몰리기 때문에 여간해서는 상위권에 들어서기 힘듭니다. 입학이 결정되면 대부분의 자사고와 특목고에서 반배치고사 성격의 시험을 봅니다. 그 결과를 토대로 예전에는 우열반까지 나누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우열반은 현재 제도적으로 금지되어 있고, 대신 성적우수자들을 대상으로 특별 방과후수업을 진행하거나 야자실을 따로 주는 경우 등이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혜택보다 더 중요한 것은, 수학의 경우 반배치고사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들이 대부분 졸업까지 그 전교등수를 그대로 이어간다는 것입니다. 상위그룹에 속하지 못한 학생이 상위그룹으로 진입하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이미 입학 시부터 고교과정 최고난도 수준까지 완성한 학생들이 그 자리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아직 대비를 많이 하지 않은 학생들은 반배치고사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들까요? 아닙니다, 아직 희망이 있습니다. 미처 준비를 못 했더라도 해결책은 반드시 있습니다!
자사·특목고 반배치고사에는 어떤 문제가 출제될까?
다행히 표면적으로 반배치고사는 중등교육과정의 문제가 출제됩니다. 하지만 중학교에서 치뤘던 내신시험을 떠올리면 안됩니다. 우리 학교시험에서는 본 적 없는 유형과 난이도의 문제들이 반배치고사에 대거 출제됩니다. 출제예상 문제를 오리엔테이션에서 제공하는 학교도 있는데 그 양이 방대할 뿐만 아니라, 처음 접하는 학생이라면 아무리 고민해봐도 혼자서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이 절반 이상 됩니다. 따라서 오리엔테이션을 받기 전인 12월, 늦어도 1월 초까지는 미리 최고난도 수준의 개념정리와 문제풀이를 마쳐야만 합니다. 오리엔테이션에서 시험날짜를 받고 그때부터 시험 대비에 들어선다면 학교에서 제공한 문제들도 풀어보지 못한 채 시험을 치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학교에서 제공하는 문제들의 일부는 10년 이내의 고1 3월 전국연합고사 수리영역 기출문제입니다. 3월 전국연합고사 평균점수는 100점 만점에 대략 40~50점 정도 됩니다. 1등급컷은 88점 정도입니다. 아무 준비 없이 시험을 치르면, 중학교 때 전교권이었던 학생들도 60~70점 대의 성적이 나오곤 합니다. 특히 ‘킬러문제’라고 불리는 21, 29, 30번 문항들은 해설강의를 몇 차례 들어도 아예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를 받아 보고 ‘설마 이 정도의 난이도문제가 학교 시험에 나오겠어?’라고 의심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실제 반배치고사에서는 그 킬러문항들만 모아 응용심화문제까지 출제됩니다. 풀이가 줄줄 외워져 있지 않으면 도저히 시간 내에 끝낼 수 없는 수준입니다. 참고로 반배치고사를 2회 실시하는 학교도 있는데, 한번은 쉽게 출제해 하위등급 학생들의 분포를 나누고, 다른 한번은 최고난도로 출제해 상위등급 학생들을 한 번 더 나누기도 합니다.
방대한 분량의 전국연합고사 10년치 문제를 겨우 마스터했다고 해도 시험의 일부분을 해결했을 뿐입니다. 공식적으로는 시험범위가 중등교육과정이지만, 최상위권 학생들의 변별력을 위해 고난도 문항에는 교과과정 외의 내용까지 기술적으로 섞여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동안 출제되었던 반배치고사의 데이터베이스와 이를 철저히 분석한 전문가집단의 지도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짧은 준비 기간에 비해 반배치고사에 나오는 수리영역의 개념은 광활합니다. 내가 아직 접해보지 못한 영역 중에 반드시 필요한 항목부터 선별적으로 채워넣어야 효과적인 시험대비를 할 수 있습니다. 내가 치를 시험에서 교과과정 외 무엇이 더 필요한지를 아는 전문가를 만나는 것이 자사고, 특목고 입학 후 첫 시험인 반배치고사를 제대로 대비하는 첫 걸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