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시가를 생각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고전이라는 말만 붙으면 막연한 공포나 두려움에 사로잡히지는 않나요?
생소한 한자어나 내용 때문에 이해도 되지 않는데 억지로 읽기도 했겠지요. 하지만 고전은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어렵거나 따분한 것이 아닙니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문화의 토대가 되는 자산입니다.
웹툰 『계룡선녀전』은 선녀와 나무꾼에서, 『신선비』는 「구렁덩덩 신선비」에서, 『간 떨어지는 동거』는 구미호 설화에서 그 모티프를 얻어 만들어진 이야기입니다. 고전시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듣는 사랑 노래에서 느끼는 정서를 고전시가에서도 느낄 수 있습니다.
왼쪽은 2AM의 노래 가사 중 일부입니다. 오른쪽은 고대가요의 대표적 작품인 「공무도하가」입니다. 노래를 부르고 있는 두 화자 모두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노래 속 화자는 너와 이별할 수 없음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고, 시의 화자는 임에게 물을 건너지 말라고 이야기하지만 임은 물을 건너가고 임과 화자는 이별의 상황을 맞이합니다. 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두 화자 모두 슬픔을 느끼고 있습니다. 사람에게는 ‘희노애락애오욕’(기쁨, 노여움, 슬픔, 즐거움, 사랑, 미움, 욕심)의 일곱 가지 감정이 있다고 합니다. 이는 시간이 흘러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시를 잘 읽어내기 위해서는 화자의 감정을 잘 이해하기만 하면 됩니다. 고전시가나 현대시이거나 이것은 변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화자의 정서와 태도를 잘 이해한다고 해서 시 읽기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방대한 양의 시가들을 어떻게 분류해야 하는가?'하는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시가를 분류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쌤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과정을 살펴보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봅니다. 시대별로 분류했을 때의 장점은 갈래별 특징들을 한눈에 정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고전시가 문제를 풀다보면 화자의 정서나 태도, 표현법 등을 물어보는 문제 외에도 갈래별 특징을 묻는 문제가 종종 등장합니다. 앞으로 이어지는 글에서는 시대별로 어떤 갈래들이 있는지, 어떤 특징들이 있는지 구체적인 작품과 함께 살펴보도록 합시다. 아래 표를 보고 각 갈래별 주요 작품과 특징들을 먼저 예습해 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