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고려 가요 혹은 고려 속요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명칭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고려가요는 고려시대에 창작되고 널리 불리던 노래입니다.
가요라는 말은 익숙하겠지만 ‘속요’라는 말은 어색하게 느껴집니다.
‘속요’란 ‘속된 노래’의 줄임말입니다. 우리는 어떤 경우에 속되다고 이야기할까요?
‘속되다.’의 뜻을 찾아보면 ‘고상하지 못하고 천하다’ 혹은 ‘세속적이다’라는 뜻을 찾을 수 있습니다.
고려 가요가 속된 이유는 고려 가요의 작자층이 평민이라는 데 있습니다.
고려 사회는 신분사회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계층과 그렇지 못한 백성이 구분되어 있습니다.
일반 백성들도 자신이 마음을 표현하고 싶은데 문자 언어를 익히지 못했기에,
고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기 시작했고, 그것이 고려 가요가 된 것입니다.
고려가요는 조선시대로 들어오면서 많은 탄압을 받게 됩니다.
남녀상열지사라는 오명을 쓰고 많은 가요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는데요.
여기서 남녀상열지사란 남녀가 서로 사랑하며 즐거워하는 가사 라는 뜻으로
고려가요를 낮잡아 이르던 말입니다.
조선은 엄격한 유교사회였기 때문에 부모의 허락을 받지 않은 남녀의 자유로운 사랑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사실 우리가 배우는 고려가요는 조선시대에 한번 검열을 거친 작품들입니다.
이 과정에서 지나치게 솔직하거나 노골적인 정서가 드러나는 작품들은 사라지게 됩니다.
그럼에도 살아남은 작품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교과서에서 보게 되는 「동동」, 「청산별곡」, 「서경별곡」, 「가시리」 등이 바로 그런 작품들입니다.
이 작품들은 살아남아 궁중에서 연주되기도 합니다.
우리가 고려가요를 하나의 갈래로 분류할 수 있는 것은 내용적인 측면도 있겠지만,
형식적인 공통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고려 가요는 3음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대부분의 고전 시가는 3음보 혹은 4음보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4음보가 우아하고 정제된 분위기를 형성한다면,
3음보는 보다 자유롭고 솔직한 느낌을 줍니다.
양반들이 창작한 초기 시조들은 4음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반면, 백성들이 즐겨 부르던 민요는 3음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고려 가요도 백성들 사이에서 불린 노래로, 자유롭고 진솔한 감정을 3음보의 율격에 실어 표현합니다.
또한 분연체로 되어 있습니다.
분연체란 여러 절 또는 연으로 이어지는 노래로,
우리가 배우게 될 모든 고려가요는 연이 나눠져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후렴구가 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청산별곡」에는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서경별곡」에는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등의 후렴구가 있습니다.
대체 무슨 뜻이지?
고개를 갸웃거릴 친구들도 있겠네요.
다행히도 이 구절들은 악기를 흉내 낸 소리에 불과하기 때문에
굳이 해석하려 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럼 아래 표를 보면서 고려가요의 형식적 특징을 정리해 볼까요?
지금까지 고려가요의 내용적 특징, 변천과정, 형식적 특징 등을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실제 고려가요를 분석하면서
해당 작품의 주제 및 형식 등을 살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