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 주 동안 잘 지냈나요? 청산별곡 그 두 번째 시간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시간에 청산, 잉무든 장글, 돌, 바다 등 시어의 상징적 의미를 살펴보았습니다.
혹시 이런 시어들의 상징적 의미가 기억나지 않는다면 지난 시간에 읽었던 글을 다시 한 번 더 읽고 복습하기 바랍니다.
고전시가의 경우, 새로 만들어지거나 시어의 의미가 달라지지 않기 때문에 주요시들을 익히면
이후 공부량을 줄여 효율적으로 시간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럼 7연과 8연 해석을 시작하겠습니다.
바다로 떠나던 화자는 7연에서 에졍지에 가다가 듣는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에졍지’는 본래 외딴 부엌을 뜻합니다. 외딴 부엌이라는 말이 생소하게 느껴지는 친구들도 있겠는데요.
외딴 부엌은 한옥의 구조를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한옥은 방과 부엌, 화장실이 분리된 구조였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에졍지는 단순히 외딴 부엌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방을 속세의 공간이라 본다면, 부엌은 속세와 단절된 공간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에졍지를 가는 화자의 행동은 속세와 단절된 공간으로 향하는 화자의 모습을 상상하게 합니다.
그렇다면 화자가 에졍지를 가며 듣는 것은 어떤 소리일까요?
이 또한 현실에서는 보거나 들을 수 없는 것입니다.
화자는 사슴이 장대에 올라 해금을 켜는 것을 듣게 됩니다.
여러분은 동물들이 장대에 올라가 악기 연주 하는 것을 보거나 들은 적이 있나요?
화자도 실제로 사슴이 장대에 올라가 해금을 켜는 것을 보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이는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화자가 사슴의 해금 켜는 소리를 듣는다고 이야기한 것은
불가능한 일 즉,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시를 통해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화자에게 기적은 속세의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나는 일입니다.
그럼 화자의 소망은 이루어졌을까요?
8연을 보면 화자는 ‘술’을 마십니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어른들은 힘든 일이 있을 때 술을 마시곤 합니다.
최근 방영을 시작한 드라마 『쌍갑포차』를 보면,
괴롭거나 힘든 일이 있는 사람들이 월주가 운영하는 ‘포차’에 찾아와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화자도 술을 마시며 현실의 괴로움을 잊고자 합니다.
결국 화자는 속세를 떠나지 못하고 여전히 괴로움에 빠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시를 읽고 나면 속세의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나려 했지만
술을 마시며 달랠 수 없는 화자의 처지가 안타깝게 느껴지곤 합니다.
그럼 형식적 특징들도 한 번 살펴볼까요? 가장 눈에 띄는 건 후렴구입니다.
‘얄리얄리얄라셩, 얄라리 얄라’ 무슨 주문 같기도 하죠?
사실 별 의미는 없는 구절입니다.
다만 각 연에 통일성을 부여한다는 점, ‘ㄹ’ 과 ‘ㅇ’을 사용해 경쾌한 느낌을 주고 있다는 점에 밑줄 치고 넘어가겠습니다.
또한 1연에서 ‘살어리 살어리랏다 청산에 살어리랏다’의 구조를 보이고 있는데요.
이는 a-a-b-a의 구조를 보여줍니다. 반복과 변형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눈치가 빠른 학생들은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1연과 6연이 대칭 구조를 보입니다.
청산은 바다에, 머루랑 다래는 나마자기 구조개에 각각 대응을 이루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고려가요 청산별곡을 알아보았습니다.
속세에서 고통받던 화자가 이상향인 청산을 향해 떠나는 과정에서 느끼는 여러 가지 감정들을 살펴보았습니다.
공부하랴, 진로를 생각하랴 걱정과 고민이 많을 텐데요.
여러분만의 청산은 어디에 있나요?
청산은 꼭 멀리 있지는 않습니다. 오늘 글을 읽고 내가 겪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
그것을 위로해줄 수 있는 나만의 장소나 방법이 있는지 떠올려 보고 힘든 수험생활을 슬기롭게 이겨 나가길 바랍니다.
그럼 다음 시간에는 고려가요인 『서경별곡』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