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더운 여름 잘 지내고 있나요? 오늘은 조선 후기 시조의 경향에 관해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그 전에 지난 시간에 배운 내용을 복습해 보도록 할까요? 조선 전기에는 양반들이 문화를 주도하면서 충 또는 자연예찬을 주제로 쓴 시조들이 많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후 임진왜란을 기점으로 남성 사대부들의 권위가 떨어지게 됩니다. 이들에게 나라를 맡겼으나 왜란을 진압하지 못하고 오히려 백성을 도탄에 빠지게 했으니 당연한 결과라 하겠지요.
이후 백성들은 양반과 자신들이 크게 다르지 않음을 인식하게 됩니다. 더불어 상공업이 발달하면서 부유해진 평민들도 다수 생기게 되죠. 문화적·물질적 토대 위에서 평민들의 문화는 급부상하기 시작합니다. 그럼 백성들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요? 현실에 대한 비판 의식, 사랑하는 임에 대한 그리움과 이별의 정한 등 그동안 하지 못했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시를 통해 드러냅니다.
『춘향전』을 보면, 변 사또가 등장합니다. 변 사또는 백성들에게 과도한 세금을 물리거나 춘향이에게 강제로 수청을 들게 하는 등 백성들을 괴롭힙니다. 결국, 변 사또는 어사또가 된 이몽룡에 의해 응징을 당하게 되죠. 아마도 이 작품을 읽는 백성들은 소설의 마지막에서 통쾌함을 느꼈을 것입니다. 조선 후기가 되면 매관매직이 성행하면서 백성들을 과도하게 수탈하는 탐관오리들이 등장하게 됩니다. 현실에서는 이들을 응징할 수 없으나 작품을 통해 이들을 희화하고 풍자하면서 백성들은 대리만족을 느꼈으리라 생각됩니다. 백성들이 쓴 시조에도 『춘향전』과 마찬가지로 부조리한 현실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다음의 시조를 보며 사회의 부조리를 어떻게 비판하고 있는지 살펴볼까요?
초장을 보면, 두꺼비(두터비)가 파리를 물고 두험 위에 앉아 있는 시적 상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두꺼비는 백성을 수탈하는 지방 관리를 의미합니다. 두험 혹은 두엄은 비료를 만들기 위해 분뇨를 쌓아 만든 더미를 가리킵니다. 이 두 시어를 연결해 해석하면, 두꺼비는 못된 지방 관리의 외적 모습을 희화화한 표현으로 아래 깔린 두엄 더미는 두꺼비의 부정적인 면모를 부각하면서 이들 지방 관리의 모습을 풍자적으로 보여줍니다. 반전은 중장에서 나타나는데요. 두꺼비는 건너편 산을 보고 백송골이 떠 있음을 확인하고 두엄 아래로 떨어져 자빠지게 됩니다. 백송골은 어떤 존재이기에 두꺼비를 놀라게 한 것일까요?
백송골은 지방 관리인 두꺼비를 처벌할 수 있는 권력을 가진 중앙 관리로 두꺼비는 자신의 허물을 인지하고 놀라 두엄 아래로 떨어진 것입니다. 종장에서 두꺼비는 끝까지 양반으로서의 권위와 체면을 지키기 위해 한마디를 덧붙입니다. ‘마침 내가 날랬기에 망정이지 멍이 들 뻔했다’ 라고 이야기합니다. 백송골을 보고 놀라 자빠졌으나 다치지 않은 것은 ‘내’가 잘났기 때문이라고 자신의 체면을 살리며 마무리합니다. 두엄 위에 앉아 있는 두꺼비, 백송골을 보고 놀라 자빠지는 두꺼비, 그러면서도 자신을 자랑하는 두꺼비. 이런 모습은 백성들이 지방 관리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었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조선 후기 시조 중 규방에 기거하던 여성들이 쓴 시조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진행해 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