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미술을 좋아하고 어느 정도 상위권의 성적대를 유지할 수 있으나 미술 입시에는 자신이 없다면 저처럼 비실기 전형을 노리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실기전형에 비해 정원수가 적어 경쟁이 치열하다는 건 감안해야 하지만요. 그리고 비실기라고는 하지만 수시전형 같은 경우 생기부나 미술활동 보고서를 가지고 평가하기 때문에 미술 관련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저는 내신이 2점대로, 제가 바라던 학교들에 자신 있게 원서를 넣을 만큼의 성적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고등학교 3년간의 비교과 활동을 믿고 서울대와 이화여대 디자인학부, 국민대 시각디자인학과, 홍대 미술대학자율전공에 지원하였습니다. 그 결과 모두 서류심사 단계에서 합격하였고 최종적으로 홍대와 이화여대에 합격해 지금은 앞서 밝힌 대로 이화여대 재학 중입니다!
비교적 불리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도 놀랄 만큼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건, 대학교에서 생기부를 평가하는 방식을 파악한 뒤 이에 맞게 생기부에 기재할 활동을 해 나갔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이지수능교육과 함께한 국어 과목 공부와 면접 준비도 도움이 되었답니다! 이는 정말 기초적인 이야기이기는 하나, 많은 학생들이 그만큼 쉽게 간과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생기부를 정성평가하는 대부분의 학교들(저의 경우 서울대, 이대, 국민대가 해당)은 위의 4가지 항목에 대해 각각 어느 정도 비중을 두고 평가하는지 안내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각 항목을 잘 숙지한 뒤 활동을 진행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추상적인 키워드만 놓고선 이를 어떻게 해야 생기부나 자소서에 효과적으로 녹여낼 수 있는 건지 감이 잘 안 오실 것 같습니다.
저는 1학년 때 ‘아몬드’라는 책을 읽고 시에서 주최하는 독서토론대회에 참가했고, 대회에서 나눈 대화를 계기로 사람의 심리에 대해 관심이 생겨 계절학기로 심리학을 수강했습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2학년 땐 영어 교과 시간에 심리학 수업에서 배운 내용과 관련된 원서를 읽고 번역하는 활동을 하면서, 배운 내용을 영어라는 교과목과 융합하면서 학습해 나갔습니다. 마지막으론 미술심리치료와 관련한 내용을 서적과 논문을 통해 공부하고, 이와 관련한 주제로 영어 탐구 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이 흐름은 나중에 학업역량과 연결 지어서 자소서 1번에 녹여낼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학업역량’이라는 키워드를 단편적으로 해석해 내신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학교 활동에서 얻은 깨달음을 흘려보내지 않고 3년에 걸쳐 세특에서 발전시켜 나가는 모습을 보이는 등 다른 학생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접근이 중요합니다! 이런 식으로 각 키워드에 부합하는 활동들을 세부특기사항, 봉사, 수상, 동아리란 등에 적절히 녹여내면 정말 좋겠죠^~^
저의 팁이 여러분의 생기부를 체계적으로 구성해 나가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입학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마무리하고, 학교 소개를 할 겸 홍대와 이대 중 이대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도 잠깐 언급할까 합니다. 두 학교 모두 제가 정말 선망하는 대학이었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고민이 많았으나, 이화여대의 유연한 부?복수전공 제도와 학과 간의 경계를 허문 학부제가 저에게는 큰 메리트로 다가왔습니다.
아직 시각?산업?영상?공간 디자인 중 어느 분야가 저와 적합한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2학년 때 최대한 다양한 과목을 수강해 본 후 결정할 예정입니다! 또한 미디어나 경영을 복수전공해 생각의 틀이 디자인에만 국한되지 않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이 밖에도 선배들이 꼽는 이화의 메리트가 궁금하시다면 재학생들이 직접 학교 관련 정보와 조언을 드리는 ‘이화그린’ 입시 카페에 방문하시길 추천드립니다.
전반적인 학과 커리큘럼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드리자면 1학년은 한 학기당 필수로 들어야 하는 3개의 전공과목이 있습니다. 각각 일러스트와 포토샵, 공간, 디자인 사고 정도를 다루는데 총 80명인 디자인학부 학생들은 20명씩으로 나뉘어(분반 제도) 분반에 지정된 교수님의 수업을 수강 신청해 듣습니다. 학기가 시작하면 다른 학교의 디자인학과도 그렇겠지만 한 과목의 과제당 이틀 정도를 투자하다 보니 일주일이 쏜살같이 지나가곤 한답니다 ;ㅁ;
그래도 고등학교 때보다는 확실히 재미있게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공통과목 수강 이후에는 교수님들과의 상담 후 관심분야를 설정하고 이에 맞는 심화과목을 수강한다고 합니다. 미대 입시를 준비하시는 분들, 특히 이화여대를 목표하시는 분들에게 제 글이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이번 칼럼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