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 작품의 대부분은 1930년대 농촌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의 농촌에는 세 개의 계급이 있었습니다. 지주와 소작농, 그리고 둘 사이를 매개하는 마름. '봄봄'의 장인어른도, '동백꽃'의 점순이도 마름 계급에 속해 있었습니다. 당시 마름은 농촌에서 막강한 권력을 휘두를 수 있었습니다. 지주로부터 소작농에게 땅을 나눠줄 수 있는 권리를 위임받았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소작농들은 마름에 비위에 거슬리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동백꽃'의 서술자 ‘나’가 점순이에 쩔쩔맸던 것은 점순이가 마름의 딸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자칫 점순이와 사이가 틀어지기라도 한다면 농사를 지을 수 없을 뿐 아니라 궁핍하게 살아야 했습니다.
'떡'에도 이러한 농촌의 현실이 나타납니다. 옥이의 아버지인 덕희는 원래 소작농이었으나, 게으르다는 이유로 땅을 부치지 못하고 다른 사람 집에 얹혀살게 됩니다. 하지만 덕희 가족의 비극은 덕희의 성격 때문만은 아닙니다. 일제는 동양척식주식회를 이용해 조선의 땅을 빼앗고 농민들로부터 과도한 세금을 걷습니다. 친일 행위에 가담하지 않거나 힘이 없었던 다수의 농민들은 결국 땅을 빼앗기거나 농사를 짓더라도 과도한 세금으로 어려움에 처하게 됩니다. 어쩔 수 없이 자신이 살던 터전을 버리고 만주 등의 해외로 이주하여 척박한 땅을 일구며 살아가게 됩니다. 그렇다면 작품 속에서 옥이네 가족은 어떻게 그려지고 있는지 일제 강점기 농민들의 삶은 어떠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덕희는 무능한 가장으로 그의 딸 옥이는 늘 배고픔에 시달립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세들어 살던 집 주인인 개똥 엄마가 마름집 잔치에 간다는 것을 알게 된 옥이는 그녀의 뒤를 따라갑니다. 부잣집 잔치에 간 옥이는 다른 이들의 멸시와 조롱을 받지만, 인심이 후한 그 집 작은 아씨로부터 밥과 떡 등을 받게 됩니다. 평소에 먹지 못했던 맛난 음식을 먹은 옥이는 과식을 합니다. 국밥부터 시루떡, 팥떡, 백설기 등 많은 음식을 먹게 되는데요.
결국 한꺼번에 많은 음식을 먹게 된 옥이는 배탈이 납니다. 누군가 옥이를 말렸다면 혹은 음식을 싸 주었다면 옥이는 배탈이 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옥이는 집으로 돌아가며 사경을 헤매는가 하면, 먹은 것을 모두 게워 내고, 집에서는 앓는 소리를 하며 며칠간 누워있게 됩니다. 하지만 옥이의 부모는 의사를 부르는 대신, 점쟁이를 불러 문제를 해결하고자 합니다. 이는 당대 농촌의 교육 수준이 높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교재에는 옥이가 병에 걸린 부분에서 끝이 납니다. 과연 옥이는 살아날 수 있었을까요?
이 소설에서는 서술자의 서점이 특이한 부분이 있습니다. 서술자는 1인칭 관찰자 시점입니다만, 본인이 직접 목격하지 못한 장면에 대해서도 서술하는 부분이 나타납니다. 다른 이의 증언을 인용하는 방식으로 이를 표현합니다.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따로 인용 표기가 되어 있지 않기에 어디서부터가 인용인지 아닌지를 분별하기 어렵습니다. 옥이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서술자는 직접 보지 않았으므로, 개똥 엄마의 말을 인용하는 부분이 나타납니다. 또한 등장인물에 대해서도 거리를 유지하며, 인물들의 말과 행동에 대해 판단을 드러내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서술자는 덕희의 친구로 나타나는데 자신의 친구를 ‘놈’이라 지칭하며 덕희를 향한 부정적인 감정을 표출합니다. 이 외에도 독자의 반응을 가정한 표현을 나타나기도 합니다. ‘너는 보도 못하고 어떻게 그리 남의 일을 잘 아느냐.’라고 서술되는 부분이 바로 이러한 부분입니다. 해당 표현들은 따로 표시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이 소설을 처음 접한다면 해석의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능 전에 반드시 학습을 마쳐야 하는 지문입니다.
지금까지 김유정의 소설 '떡'을 살펴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반복해 읽다 보면 일제강점기의 현실과 옥이의 안타까운 처지에 공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김유정은 강원도 춘천 출생으로, 춘천에는 김유정의 이름을 딴 김유정역이 있습니다. 경춘선을 통해 찾아갈 수 있는 이곳의 구역사는 철거되지 않고 한국철도공사 선정 준철도기념물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고 내부에는 여러 철도 비품들이 전시되어 있으니, 한번 방문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의 칼럼은 여기까지로 하고, 얼마 남지 않은 수능까지 모두들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