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준비를 하며 꾸준히 운동을 하는 등의 관리를 할 수 있다면 참 좋겠지만, 현실은 삼시 세끼 잘 챙겨 먹기도 바쁘고 힘들 거예요. 요즘 따라 몸이 더욱 피곤하고 지칠 수도 있고, 반대로 긴장감 때문에 잠도 줄고 힘이 넘칠 수도 있어요. 이 두 경우 모두 수능 당일까지의 컨디션 관리가 아주 중요한 신호입니다. 특히 수능이 한 달 남짓 남은 요즘은 컨디션을 바로잡아 유지할 가장 좋은 시기이자 마지막 기회예요. 앞서 말한 두 가지의 컨디션에 따라 어떻게 관리를 해야 할지 알려줄게요.
첫 번째로, 수능이 다가오며 몸이 많이 지친 경우에요. 새벽까지 공부를 하느라 낮 시간 동안 학교에서 자게 되지는 않나요? 집중이 잘 된다고 밤늦게까지 공부를 하는 것도 좋지만, 그 때문에 낮 시간에 잠을 자는 것은 수능에 좋지 않아요. 그에 맞는 생체 리듬이 생기기 때문이에요. 실제로 수능 시험을 치르게 될 시간 동안에는 반드시 깨어 있는 것이 좋아요. 수능을 치르게 될 시간이란, 입실을 하는 8시부터 5시까지를 말해요. 저는 수험생활 동안 컨디션 관리를 엄격하게 했기 때문에, 한 달 전부터는 더욱 신경 써서 규칙적인 생활을 했어요. 잠은 11시 30분부터 7시간 정도를 자고, 피곤한 경우에는 5시에 20분가량 낮잠을 잤어요. 가능하다면 수능 당일에 시험 보는 과목 시간표에 맞춰 공부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점심을 먹은 이후로는 항상 졸렸기 때문에 그 시간에 잠을 깨우며 영어 공부를 하고, 영어 모의고사를 보며 수능을 대비했어요. 여러분도 이와 같은 방법으로 자신에게 맞는 하루 일정을 파악해서, 이를 계속 유지하며 여러분의 몸도 수능에 맞게 변화할 수 있게 하면 많은 도움이 될 거예요.
두 번째로, 긴장감 때문에 오히려 아침에 일어나기가 쉽고, 에너지가 넘치는 경우예요. 첫 번째 경우 못지않게 컨디션 관리가 절실하답니다. 공부가 잘되고, 아침에 눈이 잘 떠진다고 해서 잠을 줄여가며 몸을 혹사시키면 몸에 무리가 가요. 수능 당일까지 그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안정을 취하고 마음가짐을 편하게 하는 연습을 해야 해요. 수능은 많이 부담이 되는 시험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그동안 자신이 한 노력들, 열심히 공부를 하고자 세웠던 계획들, 그리고 할 수 있다고 말해주는 선생님과 부모님을 생각하면 좀 더 용기가 생길 거예요. 설령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고 생각이 들더라도, 너무 낙담할 필요 없어요. 원래 자기 자신의 최선을 다해 무언가를 하는 게 가장 어렵답니다. 저도 수능이 다가오며 한동안은 기운이 넘치고 잠을 조금만 자도 머리가 맑았어요. 그런데 얼마 가지 못하고 피로감이 한 번에 몰려왔답니다. 여러분도 항상 충분한 휴식을 전제로 공부에 집중하시길 바랄게요.
수능이 다가올수록 미래가 깜깜하게 느껴지고, 어쩌면 그냥 답이 없다는 생각이 들 수 있어요. 사실 우리가 그동안 치러온 어떤 시험보다도 막중하고, 중요한 시험이기에 그 중압감이 크다는 것에 공감이 많이 됩니다. 부모님, 선생님, 친구들과 지인으로부터 들어오는 응원의 말들이 오히려 더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어요. 하지만 사실 수능을 잘 보는 마음가짐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남은 한 달의 기간 동안 어떻게 어떻게 공부를 하면 된다 하는 정보들이 많이 있을 거예요. 하지만 제 의견은, 그냥 하던 대로만 하면 된다는 거예요. 새로운 공부를 시도하며 시간을 소요하기보다는, 자신이 해 오던 대로, 자신의 방법으로 공부를 지속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느꼈습니다. 전 모의고사의 비중을 늘리는 정도까지는 좋지만, 한 달 남았다고 생각하며 이것저것 시도하는 것은 오히려 긴장되고 효율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저도 시험에 대한 감을 유지하기 위해 모의고사는 많이 봤지만, 그동안의 공부와 크게 다르지 않게 수능 날까지 유지했답니다.
수능이 너무 긴장된다면, 이미지 트레이닝을 여러 번 해보는 게 도움이 될 거예요. 수능 전날에 잠자리에 드는 것부터, 아침에 일어나 밥은 어떻게 먹고 갈 것인지, 수험장까지는 누구와, 어떻게 갈 것인지, 수험장에 입실한 뒤엔 무엇을 하며 수능의 시작을 기다릴지 등을 자세하게 생각해 보세요. 제가 수험생이었을 때, 먼저 수능을 본 선배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모의고사와 똑같다고 했었어요. 그런데 막상 가보니, 모르는 감독관님, 처음 보는 친구들, 처음 가보는 학교인 것까지 낯선 것들 투성이여서 시험지 말고는 비슷한 것이 없다고 느껴졌어요. 하지만 수능이 너무 막연하고 긴장될 때마다,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서인지 생각보다 떨리지 않았답니다. (참고로, 전 절대 그렇게 무던하고 잘 긴장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랍니다. 쫄보 중의 쫄보…) 그러니 여러분도 저처럼 수능 당일의 상황을 자세히 상상해 보고 생각함으로써 수능을 좀 더 장악하는 느낌을 가지길 바랄게요.
수능 당일에는 그저 자신의 앞에 놓인 시험지에만 집중하길 바라요. 수능장에서 생각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알려줄게요. 입시에 대한 걱정은 할 필요 없어요. 생각을 할수록 머리만 아프고 수능의 압박감이 커지니, 의도해서라도 그런 생각은 하지 말기로 해요! 이전에 본 시험에 대한, 지금 보고 있는 시험에 대한 생각도 하지 않아야 해요. 제가 봤던 2020 수능은 1교시인 국어가 어려웠던 시험이에요. 실제로 국어만 치르고 나간 수험생들도 꽤 있었다고 들었답니다. 그런데 사실 지금 보고 있는 과목이 너무 어렵다고 해서 낙담할 필요도, 잘 풀린다고 좋아할 필요도 없어요. 어차피 진짜로 채점을 하고, 성적표가 나오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이에요. 그러니 단지, 아주 간단하게 지금 내 앞의 이 시험지에만 집중하길 바라요. 저도 수능을 보며 책상 위에 놓인 시험에만 집중하고, 다른 생각은 일절 하지 않았답니다.
지금까지 수능 당일까지 수험생의 컨디션 관리에 대해 얘기해 보았습니다. 사실 어디에서 쉽게 누구나 쉽게 얘기할 수 있는 그런 내용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수험생활을 겪어본 수험생 선배의 입장에서 지금의 수험생분들을 걱정하고 격려하는 마음으로 얘기를 담아봤습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하기에 중요한 부분이라는 부분만 짚어서 말이죠. 여러분의 그동안의 노력과 시간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수능까지 몸도 마음도 아프지 않게 끝까지 최선을 다하시길 진심으로 응원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