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빈칸 추론
오늘 첨부된 사진들은 모두 2022학년도 수능특강 영어독해연습 책에서 제가 틀렸던 문제들을 찍은 것입니다. 다른 문제들도 그렇겠지만, 유독 빈칸추론 유형에서 평소 고민해보지 않았던 생소한 소재들이 자주 등장하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은 단어들이 많이 보이곤 합니다. 생소한 소재에 모르는 단어들도 많다 보니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고 문장 해석에만 급급했던 경험이 모두들 한번쯤은 있을 거예요. 빈칸 문제를 풀 때는 다른 문제를 풀 때보다 읽는 속도를 조금 늦추어도 괜찮습니다. 주제 또는 요지를 파악하는 문제들은 강조하고 싶은 내용을 되풀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전체적인 흐름만 파악한다면 비유적인 표현이나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는 문장을 훑고 넘어가도 괜찮지만, 빈칸 추론 문제는 뚫려 있는 문장 또는 단어가 언제나 그 지문의 주제를 함축하고 있다고 단정할 수 없기 때문에 더욱 집중해서 읽어야 합니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자책할 필요 없어요.
이때 더욱 집중해서 읽으라는 것은 모든 문장이 해석될 때까지 지문을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는 것이 아니라, 처음 읽을 때 문장 간의 연결 관계에 주의하며 읽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문에 나오는 모든 단어의 의미와 문법 요소를 알고 있다면 좋겠으나, 우리는 완벽하게 해석이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그러한 부분을 자신의 생각대로 끼워맞추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같은 문장이어도 처음 지문을 읽었을 때와 문제를 보고 다시 지문으로 돌아왔을 때 해석하는 방향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지문에 어울리는 선지를 찾아야 하는데, 마음에 와닿는 선지에 지문의 내용을 끼워맞추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이를 경계하기 위해 한 번 읽을 때 시간이 걸려도 지문의 내용과 전개되는 흐름까지 파악할 수 있도록 꼼꼼하게 읽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지문의 모든 문장이 해석되지만 문제를 틀리는 학생에게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첫 문장과 뒤의 문장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어떤 문장에 주의하며 읽어야 하는지 주의하며 해석해야 합니다. 빈칸문제는 특히 문장의 연결 관계를 파악하는게 중요합니다. 위 지문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이 지문을 읽을 때 우리는 ‘법은 사회가 변화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데, 볍이 현상을 유지하는 것처럼 보일 때는 관례나 관성, 또는 지연의 힘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라, 강력한 이면의 영향력이 교착 상태가 되었고 현재 이익이 변화의 압박에 대항하고 있기 때문이다.’라는 세 번째 문장에서 강력한 이면의 요구들이 법 체제의 변화에 작용하기 때문에, 법 자체가 사회에 변화를 가져오는 영향력이 덜 하다는 이후 내용과 연관짓고, 곧 ‘법은 자율성이 거의 없다’라는 첫 문장에 대한 설명이라는 것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흐름을 파악한다면 마지막 문장 ‘비슷하게도, 법의 변화는 _____때 효과적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의 빈칸에 자율성이 없는 법의 특징, 강력한 이면의 영향력에 의해 법이 바뀐다는 것을 함축하는 내용이 들어갈 거라고 유추할 수 있습니다. 처음 지문을 읽을 때 앞 문장과 어떻게든 연관이 있을 거라는 믿음을 품고 읽는다면 문장의 연결 관계를 파악하기 한결 쉽겠지요.
2. 순서 배열
순서 배열 문제를 풀 때, 주어진 글을 읽고 A, B, C 중 어떤 것이 제일 어울리는지 찾는 방법도 좋지만, 더 안전하게 풀고 싶다면 주어진 글 다음으로 절대 이어질 것 같지 않은 선지부터 제거하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단 주어진 글을 차분히 읽습니다.
위 지문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19세기(그리고 오늘날)의 법은 생산자가 빠르게 펌프질을 하도록 장려했다. 석유 발견물은 포획의 규칙에 의해 지배되었다, 그런데 이 포획의 규칙은 사냥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중세 영국에서 발전되었다.’ 그리고 잠깐 글의 소재와 핵심 키워드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제가 생각한 흐름대로 전개된다면 ‘포획의 규칙’과 이어지는 글이 나올 것입니다.
다음은 문제 순서대로 A의 첫 문장을 읽어봅니다. 많은 학생들이 빈칸 추론에서 순서가 A로 시작되는 1번 선지는 답으로 안 나온다고 생각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2022학년도 6월 모의고사 오답률 1위 문제는 36번 문제(순서 배열)였는데요, 이 문제의 답은 1번이었습니다. ‘비슷하게도, 시추가 그들 이웃의 재산을 빨아들여 마르게 하더라도, 땅주인들은 그 밑에 있는 어떤 재산이라도 끌어낼 권리가 있었다.’ 주어진 글에서 제시된 포획의 규칙보다 석유 발견물과 관련된 문장 같은데요, ‘비슷하게도’라는 연결어가 주어진 글을 논리적으로 이어받지 못하는 것 같네요.
마찬가지로 B의 첫 문장을 읽어봅니다. ‘사실, 포획의 규칙은 이웃이 당신에게 똑같이 하기 전에 당신이 가능한 빨리, 가능한 많은 것을 가져가는 것을 의미했다.’ 포획의 규칙과 관련된 문장 같습니다. ‘사실’이라는 연결어가 신경 쓰이지만 가능성을 열고 C를 읽어봅시다. ‘그것은 만약 사슴이나 새가 한 군데의 사유지에서 또 다른 사유지로 이동했다면, 후자의 사유지 소유주는 전자에게 배상하지 않고 그 동물을 죽일 수 있다고 명시했는데, 왜냐하면 아무도 사슴이나 새가 어떻게 그리고 왜 이동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고, 그것들이 모두가 공유하는 공유재의 일부분이기 때문이다.’ 이 문장에서 ‘그것’은 주어진 글의 포획의 규칙을 나타내는 것 같네요. C는 포획의 규칙을 설명하는 문장이었습니다.
A, B, C 각각의 첫 문장을 읽고 A는 주어진 글 다음으로 올 수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또는 C로 이어지는 것이 제일 자연스럽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나머지 문장을 읽으면서 각각의 첫 문장과 어떻게 이어지는지 찾아봅시다. A의 두 번째 문장은 아무도 지구의 숨겨진 광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기 때문에 포획의 규칙이 적용되었다는 내용이고, B의 나머지 문장은 환경 보호론자와 경제학자들은 이 문제를 무지에서 비롯된 ‘공유지의 비극’이라고 알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A의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는 것’과 B의 ‘무지’는 흐름상 관련이 있겠네요. 불가능한 경우들을 제외하고 연결어와 문장의 흐름을 고려했을 때 남은 것들 중 어느 것이 자연스러운지(혹은 부자연스러운지) 판단합니다. 그렇게 마지막으로 남는 선지는 C-A-B가 되겠네요. 이러한 문제 풀이 방법은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풀이 과정에서 모든 선지의 정답 가능성 여부를 검토할 수 있기 때문에 감으로 푸는 것보다 안전하게 풀 수 있습니다.
3. 문장 삽입
문장 삽입 문제도 순서 배열 문제와 비슷한 방식으로 푸는 것을 추천합니다. 연결어와 지시어에 주목하여 읽고, ‘이쯤에 넣으면 자연스럽겠지’라는 생각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지문을 읽었을 때 논리적으로 어색한 곳을 찾고 여기에 넣어야만 문장 사이의 논리적 공백 없이 이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지문을 읽어야 합니다. 위 지문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우선 지문을 읽어봅니다.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하고 가장 비용 효율적인 형태의 홍보 방법 중 하나는 뉴스 보도 자료다. (1) 언론 보도 자료로도 알려진 이 한두쪽 분량의 문서는 기업과 사업 전문가들에 의해, 그들이 자신들이 하는 일에 있어서 얼마나 능숙한지 세상 사람들에게 일깨워주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세상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보내진다. (2) 그것들을 쓰고 그것들을 이메일로 보내는 데 드는 시간 외에 전혀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점 말고는, 어떤 면에서 그것들은 당신의 사업을 위한 작은 광고이다. (3) 그들은 또한 그것들을 관련된 혹은 더 자세한 기사로 전개될 수 있는 아이디어 스타터로 사용한다. (4) 뉴스 보도 자료는 활용 가능 공간을 기반으로 해서 사용되기 때문에 당신의 뉴스 보도 자료가 활자로 인쇄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5)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여러분이 계속 시도할 필요가 없다는 뜻은 아닌데, 왜냐하면 하나가 실제로 신문이나 잡지 등에 실리거나, 텔레비전 저녁 뉴스에 보도되거나, 드라이브 타임 라디오에 나오게 된다면 그것은 무료 홍보이기 때문이다.’
연결어가 사용된 문장을 그 이전 문장과 이어 읽었을 때 크게 어색한 부분은 3번 선지를 제외하고는 없네요. 다음은 지시어를 살펴 봅니다. 3번 선지 뒤에 나오는 문장에서 ‘그것들’은 무엇이며 그것들을 사용하는 ‘그들’이 누구인지 3번 앞 문장을 읽어볼 때, 그것들은 뉴스 보도 자료임을 유추할 수 있지만 그것들을 사용하는 ‘그들’은 유추하기 어렵습니다. 문장에서 지시어가 지칭하는 것이 무엇일지 생각하면서 주어진 문장을 읽습니다.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신문과 잡지의 편집자들은 뉴스 보도 자료를 여백을 채우는 기사 자료로 활용한다.’ 3번 선지에 주어진 문장을 넣을 때 비로소 뉴스 보도 자료를 사용하는 주체는 편집자들임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제가 추천하는 문제 풀이 방식은 공통적으로 기존에 풀었던 방식보다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습니다. 쉽다고 생각되는 문제들은 평소 문제 풀이 속도보다 빨리 풀어야 어렵다고 느끼는 문제에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보통 영어 듣기 시간에, 확실하게 정답이 나오거나 문제 사이의 그 짧은 시간을 활용해서 쉬운 난이도의 18~20번, 25~28번, 43~45번 총 10문제를 빠르게 푸는 것을 추천합니다. 시간이 남는다면 전체 지문을 다 읽을 필요 없는 문법 문제까지 풀어도 좋겠지요. 그렇다면 영어 시간 70분 중 영어 듣기 시간 25분과 마킹과 검토 시간 5분을 제외한 40분을 (영어듣기 17문제와 비교적 쉬운 10문제를 제외한)18문제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평균 2~3분 안에 문제 풀고, 꼼꼼히 문제를 분석하고, 그 과정에서 몰랐던 단어들을 외우는 과정을 꾸준히 반복한다면 짧은 시간 안에 정확히 문제를 푸는 능력을 갖출 수 있을 거예요. 열심히 공부하는 여러분들에게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랍니다! 지금까지 유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