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가 알려주는 국어 문학 공부법&추천 도서
2023.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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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이지수능교육 서포터즈 @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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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 이지서포터즈 잉코 4기로 활동하고 있는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 호먕입니다! 오늘은 제가 책으로 읽었던 작품을 바탕으로 국어 문학 공부법까지 연관 지으며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국어 문학 공부법을 고민하며 접하게 된 작품들로 제가 어떤 흐름과 방향으로 작품들을 이해하고 해석했는지 한번 살펴보시는 것도 좋을 거 같습니다! 그리고 겨울방학 중 국어 문학 공부를 위해 어떤 책을 읽을지 고민 중인 여러분께 몇 작품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

 

ㅣ무사와 악사

우선, 국어 공부를 하며 접하게 된 작품 중 책으로 읽었던 현대소설인 <무사와 악사>를 소개해 볼게요. <무사와 악사>는 2022학년도 수능특강에 수록되어 접하게 된 작품이었는데요, 이 작품은 2022학년도 6월 모의고사에 출제되기도 했답니다.

 

<무사와 악사>는 화자가 기범이 죽었다는 소식을 접한 뒤, 기범을 회상하며 그의 삶을 서술하는 방식의 소설이에요. 기범은 지식인이지만 기회주의적이고 위선적인 인물인데, <무사와 악사>는 지식인인 화자의 시선으로 기범을 바라봄으로써 이기적이고 부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지식인을 비판하고 있어요.


<무사와 악사> 수능특강 수록 부분

 

수능특강에서는 기범이 어떤 인물인지를 보여주는 사건 하나와, 화자와 기범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수록되어 있어요. 먼저 등장하는 사건은 기범과 동지들이 만세를 부르기로 한 시점에서 아무도 만세를 부르지 않았는데 기범이 조선 만세, 일본 만세, 대동아 만세를 차례로 부른 사건이에요. 기범은 첫 번째 만세인 조선 만세를 통해 거사를 계획했지만 이를 실행하지 못한 동지들의 체면을 세워 주었고, 두 번째와 세 번째 만세인 일본 만세와 대동아 만세를 통해서는 첫 번째 만세의 의미를 변질시키며 일제에 대한 찬동을 나타내었어요. 기범은 처음부터 만세를 부르자는 거사가 성공할 것 같다면 조선 만세가 아닌 다른 만세를 불러 거사를 실패시키려는 것이었죠. 이후 기범은 두 번째, 세 번째 만세가 자기도 모르게 튀어나온 것이라며 면목이 없다고 말하지만 아무도 기범을 원망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고맙게 생각했다는 서술이 이어져요. 나약하고 위선적인 지식인들의 모습을 비판하고 있는 것이죠.

 

다음으로 등장하는 장면은 화자와 기범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에요. 이 장면에서는 제목의 의미가 등장하는데요, 기범은 일규가 운 좋은 삼류 무사이고, 자신은 무사를 칭송할 악사라고 이야기해요. 무사인 일규는 세상이 혼탁할 때, 즉 세상에 위기가 닥쳤을 때는 나타나지 않고 위기가 사라진 후에야 나타나 정의로운 척을 하며 사람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는 존재인 것이죠. 또, 악사인 자신은 스스로를 칭송할 수 없는 무사를 대신 칭송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무사와 악사는 서로를 싫어하면서도 상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어요. 이 장면에서도 마찬가지로 지식인의 이기적이고 위선적인 모습이 드러나고 있죠.

 

수능특강에 <무사와 악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면이 등장하긴 했지만, 책을 읽으면 전반적인 내용을 모두 파악할 수 있어 작품 이해에 훨씬 도움이 되어요. 화자와 기범, 그리고 일규는 모두 친구 사이였는데 기범이 선거에 출마한 일규를 돕다가 상대 당으로 들어가는 배신을 하게 되어요. 일규는 선거에서 떨어지게 되고, 얼마 뒤 교통사고로 죽게 되는데 일규의 장례식장이 바로 수능특강에 실린 화자와 기범의 대화가 이루어진 장소예요. 또, 이후 기범은 무사가 없기 때문에 악사도 필요가 없다며 시골에 들어가 한참을 살다가 화자를 찾아간 뒤 일규와 동일하게 교통사고로 죽게 돼요. 책을 읽으며 기범이라는 인물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고, 작가가 계속해서 무능하고 나약한 지식인에 대한 비판을 하고 있다는 점도 체감할 수 있었어요. 이렇게 수능특강에 실리지 않은 부분을 읽으며 수능특강에 실린 장면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어요.

 

ㅣ국어 문학 공부를 위한 추천 도서

 

1. <채식주의자>

먼저 소개해 드릴 책은 한강 작가님의 <채식주의자>예요.


<채식주의자 中>

<채식주의자>는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한 작품이라 여러분도 한 번쯤은 제목을 들어보셨을 거예요. <채식주의자>는 중심인물인 영혜가 어느 날부터 육식을 거부하며 가족들과 크고 작은 마찰을 일으키게 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소설이에요. 영혜가 어렸을 때 영혜의 다리를 문 개가 죽임을 당하는 일이 있었는데, 그 일이 어느 날 영혜의 꿈에 나타난 이후로 영혜는 육식을 거부하게 돼요. 그렇지만 영혜의 가족들은 그런 영혜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육식을 거부하는 영혜에게 화를 내거나 억지로 고기를 먹이려는 등의 행동을 하기도 해요. 책을 읽다 보면 영혜가 폭력 속에서 살아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그래서 영혜는 어떤 방식으로든 폭력을 행사할 수 없는 것, 이를테면 아무것도 죽일 수 없는 자신의 젖가슴을 좋아한다고 말하기도 해요.

 

이 페이지가 <채식주의자>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정말 잘 나타내주는 것 같아요. <채식주의자>는 ‘탄탄하고 정교하며 충격적인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는데, 제가 <채식주의자>를 처음으로 다 읽었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채식주의자>가 받은 평대로 <채식주의자>는 정말 탄탄하고, 정교하고, 충격적인 작품이라는 생각이었어요. 어떤 책이 받은 평을 이렇게 그대로 실감해 본 적은 그때가 처음이었어요. 영혜가 노출되어왔던 폭력과 영혜의 사고가 흘러가는 방식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기 때문에 ‘탄탄하고 정교하며 충격적’이라고 느꼈던 것 같아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절대 아니에요. 저는 <채식주의자>를 다 읽고 곱씹을 시간이 어느 정도 필요했었어요. 그렇지만 한 번쯤은 꼭! 읽어보셨으면 해요.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도록 해주며 개인적으로 국어 문학 공부에도 참 도움이 되었던 작품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2. <계속해보겠습니다>

다음으로 소개해 드릴 책은 황정은 작가님의 <계속해보겠습니다>라는 소설이에요.

 
<채식주의자>가 너무 무거운 내용인 것 같아 조금 부담스럽다면 <계속해보겠습니다>를 추천해요. 제가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우연히 인터넷에서 이 책의 문장을 인상 깊게 읽게 되어서였는데요, 바로 아래 사진에 그 문장이 들어가 있어요.
 


<계속해보겠습니다 中>

 

'나는 어디까지나 소라.

소라로 일생을 끝낼 작정이다.

멸종이야.

소라, 라는 이름의 부족으로.'

 

단 한 사람을 부족이라는 단어로 표현한 것도, 그저 자기 자신으로서 생을 마감하는 것을 멸종이라는 단어로 표현한 것도 정말 신선하게 느껴졌어요. 이 짤막한 네 문장을 접한 덕분에 <계속해보겠습니다>를 읽게 되었답니다. 이 문장은 제가 <계속해보겠습니다>를 다 읽고 난 지금도 가장 좋아하는 문장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어요.


<계속해보겠습니다>는 자매인 소라와 나나, 그리고 그들과 유년 시절의 일부를 같이 보냈던 나기의 관점으로 세계를 바라보고, 사람과 사랑에 대해 끊임없이 사유하는 소설이에요. 새로운 생명에 대해서, 삶의 본질에 대해서, 어떤 대상에 쏟는 사랑에 대해서, 우리의 원동력이 되어주는 것에 대해서 고민하고 자신만의 답을 내리는 등장인물을 보며 여러분도 여러분 나름의 고민을 해보시길 바라요.

 

오늘은 이렇게 국어 문학 공부와 관련된 저의 독서 경험을 소개해 보았어요. 여러분의 국어 문학 공부와 독서 계획에 제가 도움이 되었다면 좋겠습니다! 그럼 오늘 '국어 문학 공부와 문학 작품 추천' 칼럼은 여기서 마치고, 저는 더 좋은 칼럼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이지서포터즈 잉코 호먕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