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 모두 가을 하면 어떤 생각이 떠오르나요? 가을은 흔히 독서의 계절이라 부릅니다. 그만큼 공부하기 좋은 계절이라는 의미겠지요!! 하지만 가을은 수능을 치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작년 11월 17일, 저도 수능을 쳤습니다. 오늘은 수능 전날, 수능 당일, 수능 다음날에 대한 후기와 팁을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제 글을 읽으시면서 긴장을 조금은 내려놓으시고 재밌게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 수능 전날
시점이 애매하지만 간략하게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우선 시험 전까지 정말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또 2학기가 되어서는 매일 12시에서 1시 사이에 자고 적어도 7시에는 일어나는 생활 패턴에 익숙해지고자 노력했습니다. 여러분들도 이 생활 패턴은 반드시 가지고 가셨으면 합니다.
또 수능 전날에 본인이 시험을 어디서 치는지를 알려주는 수험표를 학교에서 나눠줍니다. 그와 함께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시험을 잘 치라고 먹을 것을 나눠주고 선생님들께서는 응원을 해주십니다. 저는 그 당시 떡과 우유를 받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먹지는 않았습니다.
고사 전 1주일은 먹는 것을 특히나 조심해야 하기에 떡처럼 체할 위험이 있는 음식은 먹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선생님도 지금 먹지 말고 시험이 끝나고 먹으라고 하셨습니다.
또 반 학생들과 서로 시험을 잘 치라고 응원을 해주면서 단체 사진도 함께 찍으면 나름 좋은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이후 제가 시험을 치는 학교를 들러 대충 학교 위치가 어디인지, 어떤 문으로 들어가야 하는지 등을 살피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에 와서는 마지막으로 기출 문제를 되돌아봤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새로운 문제를 괜히 풀지 않는 것입니다. 수능은 자신감이 중요한 시험입니다. 근데 시험 전날 내가 못 푸는 문제를 보면 괜히 불안하고 자신감이 떨어집니다. 수능 전날은 문제를 푸는 기간이 아닌 지금까지의 공부를 총정리하는 시간이라는 것을 꼭 기억하셔야 합니다.
그래도 수능 전날이라 불안한 마음은 마음속에 존재합니다. 이때 저는 저의 아파트 주변에 제가 좋아하는 산책길을 걸으며 딴생각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생각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 수능 당일
수능 전날은 최대한 일찍 잤습니다. 기억으로는 11시쯤에 자고 아침 5시쯤에 일어났던 걸로 기억하는데, 사실 이날 잠을 제대로 못 잤습니다.
새벽에 잠도 깨고 뒤척거리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그만큼 제가 긴장을 많이 하고 있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이는 정말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본능이지만, 사실 그날 제대로 못 잤다고 해도 성적에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다.
수능 당일 문제를 풀 때는 정말 초인적인 집중력을 여러분들도 곧 경험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전날 잠을 못 자서 망했다고 생각하기보다는 평소 학교에 가서 모의고사 친다는 마음으로 대했으면 합니다.
제가 시험을 치는 학교는 정말 오르막이 심했습니다. 그래서 시험장에 가기 전에 벌써 피곤했습니다... 학교도 산에 자리 잡고 있어 상당히 추웠는데도 땀이 날 정도로 힘들었는데, 고사장은 히터를 틀어주어서 잠이 왔습니다. 그래도 잠을 깨워보고자 복도를 돌아다니고 화장실도 가는 식으로 잠을 깨우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시험 당일 고사장에서는 공부하는 것이 아닙니다. 공부하다가 내가 처음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면 정말 많이 불안해집니다.
오만가지 생각이 들면서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게 되니, 고사장에 가서 해야 할 것은 딱 가지입니다. 바로 호흡하기입니다. 정말로 중요한 것입니다. 크게 호흡하면서 주변을 돌아보십시오.
사람 구경도 조금 하면서 나는 시험을 잘 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국어 시간을 맞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1교시는 국어를 치기 전 본인 확인을 위해 시 문구를 쓰는데 이때 다가오는 감동은 정말 장난 아닙니다. 물론 정말 감동적이고 눈물이 나지만 국어를 앞둔 시점에서는 감정이 요란하면 안 됩니다. 차가운 마음으로 빠르게 문구를 써 내려가고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국어가 끝이 나면 이제는 그냥 학교에서 모의고사 푸는 느낌이 들면서 한결 마음이 편해집니다. 그렇게 수학이 끝나고, 영어 시작 전 조금 불안한 마음이 듭니다. 하지만 이내 영어 시간도 다 지나가고 한국사 시간도 금방 지나갑니다. 그리고 탐구 시간이 되면 이제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내가 공부했던 기억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맞이하면서 살짝 울컥합니다. 그래도 그 고통의 시간을 인내한 나를 다시 응원해 주며 탐구까지 다치면 끝이 납니다. 그리고 동시에 해방감이 들면서 세상 행복한 사람이 됩니다.
시험이 끝이 나면 학부모님들이 학교 문 앞에 서 계십니다. 이때 문 앞 상황이 굉장히 혼란하니 여러분들은 학부모님에게 조금 멀리 차를 주차하고 문 앞에 계시라고 하는 편이 좋습니다.
부모님들은 여러분들을 정말 따뜻하게 맞아주실 것입니다. 입김이 나오는 추운 저녁, 부모님들은 고생한 여러분들에게 ‘수고했다’라는 말씀을 하실 것입니다.
저는 부모님을 만나는 문 앞에 이르기 전에 이미 답지가 나온 국어와 수학 답을 보면서 나왔습니다. 신기하게도 문제를 풀었을 때의 답 순서가 모두 기억났습니다. 그만큼 제가 엄청난 집중을 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답을 맞혀보는데 망쳤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부모님은 저에게 수고했다고 말함과 동시에 저는 부모님께 망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도 부모님은 등급 나올 때까지는 모르는 것이라며 안심시켜 주셨습니다.
그렇게 밥을 먹으러 갔는데도 밥맛이 나지 않았고 그날은 그런저런 기분으로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 수능 다음날
가채점 결과를 학교로 제출할 때 망쳤다고 담임선생님께 말씀드렸는데, 담임 선생님도 아직은 모른다고 하시면서 12월에 있을 대학 면접 준비를 하자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때마침 연세대학교 수시 전형의 결과가 거의 한 달 이르게 발표하면서 저도 이를 확인했었고, 아주 다행히도 예비 번호가 아주 앞이어서 안심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그날의 기억을 잊으며 면접을 준비하며 친구들과도 정말 즐겁게 놀았습니다.
| 마치며
시험이 끝나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해방감도 있지만, 허무감이 정말 크게 다가옵니다. 내가 이 하루 때문에 이런 고생을 했단 말이라는 생각이 엄청나게 납니다. 그리고 시험 결과가 좋지 않으면 정말 많은 걱정이 다가옵니다.
저는 그래도 연세대학교는 갈 수 있다는 생각이 있어 마음이 편했지만, 그런 확신도 없는 학생의 심란한 마음은 차마 헤아릴 수 없습니다. 어쩌면 결과가 가장 중요한 것이 수능입니다. 시험이 끝났다는 것과 별개로 어쨌든 대학을 가야만이 끝난다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습니다.
이리저리 시간이 흐르다 보면 곧 대학 발표가 나고, 하필 대학 발표 시기는 연말입니다. 크리스마스 등 여러 행사가 겹치는 시기에 대학 합격 여부는 우리에게 엄청난 영향을 줍니다.
과정에서 열심히 하는 것은 우리 기억에 남아 약간의 추억과 위로가 될지만, 우리는 대입은 과정으로 입증하는 것이 아닌 결과로 입증하는 것입니다.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은, 정말 최선을 다해, 그리고 앞으로 몇 년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신념을 지닌 채 지금 남아있는 약 한 달의 기간을 보내셨으면 한다는 말뿐입니다. 따뜻한 말은 아니지만, 수능은 따뜻하기보다 차갑고 냉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