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혀니입니다. ‘특목고’라고 하면 매우 멀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오늘은 제가 국제고에 들어가기 위해 준비한 과정과 국제고에서의 생활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특목고 뜻은 특수목적고등학교의 줄임말로 종류는 제가 다녔던 국제고 외에도 과학고, 외국어고, 예술고, 체육고 등이 있습니다. 과학영재고와 과학예술영재고는 정식 고등과정이 아닌 영재교육 진흥법에 따를 별도의 영재학교에 해당해요.
| 내신
우선 국제고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중학교 내신에 소홀하지 않을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중학교 당시, 첫 시험에서 너무 긴장을 한 나머지 수학에 B가 하나 있지만 국제고에 반영하는 과목인 영어, 사회(역사), 국어는 전부 A를 받아 1차는 무리 없이 통과했습니다.
1순위로 영어 성적을 보고, 동점자가 발생할 경우 사회와 국어를 보는데 제가 지원했을 때는 지원자가 많아서 전 과목 영어 사회 국어를 전부 반영했습니다. 국제고를 떨어지면 후순위 지망의 멀리 있는 일반고를 가야 했기에 부담이 상당했습니다.
| 자기소개서, 생기부
다음으로 자기소개서를 준비해야 합니다. 저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국제고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1,2학년 동아리와 진로가 부실했습니다.
3학년 때부터 모의 외교관 활동과 각종 독서, 학술적인 동아리를 통해 생활기록부를 만들어나갔습니다. 이때 진행한 활동들을 위주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였고 자기소개서는 8월 즈음 마무리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했던 자기소개서를 계속 수정하면서 ‘저’에 대해 탐구하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자기소개서에는 다양한 활동을 표면적으로 담으려고 하기 보다는 한 카테고리 당 하나의 활동 혹은 경험을 진정성 있게 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예를 들어, 인성 영역에서 간단한 여러 개의 일들보다 하나의 활동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 발전한 점과 아쉬운 점을 담아내는 것이 더욱 자신의 인성을 보여주는데 유리합니다.
| 면접
고등학교 입시를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지만 가장 보람찼던 부분은 면접 준비입니다. 자기소개서와 생활기록부를 바탕으로 세 개의 질문이 나오고, 해당 질문을 즉석에서 5분 동안 대답해야 하는 면접이었습니다.
원래는 선생님을 직접 보고 면접을 진행하지만 저는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녹화 면접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질문이 나오던 막힘없이 대답하고자 저는 제 자기소개서 한 문장 당 세 개의 예상 질문과 답을 달고 이를 전부 암기했습니다. 지금 다시 하라고 하면 할 자신이 없을 정도로 간절했기에 당시에 면접을 그렇게 열심히 준비했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그 많은 질문에 대한 새로운 답을 계속 달 생각에 많이 막막했지만 답변을 준비하다 보니 ‘돌려먹기’가 가능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비슷한 류의 질문들에 일정한 예시와 책 내용을 인용하여 답변을 유형화 하자 보다 똑똑하게 암기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제 예상 질문이 그대로, 혹은 꽤나 비슷하게 면접 질문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제가 유형화를 세밀하게 한 덕분에 예상 답변에 있는 답안을 그대로 말할 수 있었습니다.
면접 전날에는 너무나도 자신이 없어서 마지막 연습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고 면접 당일 아침에는 왠지 모를 자신감이 솟구쳤습니다. 면접이 끝나고 나오면서 저는 ‘끝났다’라는 후련함과 동시에 ‘이건 됐다’고 생각했습니다. 준비했던 그대로 답변을 하였고 시간 분배까지 적절했기 때문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결과는 합격이었습니다.
| 학교생활
그렇게 한껏 소속감을 안고 학교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첫 일주일 동안 가장 힘들었던 점은 단연 기숙사였습니다. 쏟아지는 학업과 과제도 있었지만 일주일간 낯선 곳에서 부모님과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11시까지 필수적으로 야간 자율학습을 해야 했기에 ‘혼자 공부하기’를 처음 해본 저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매번 했고 혼자 뒤떨어지는 것 같아서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습니다.
기숙사 생활에 적응하고는 재미있는 일들도 많았습니다. 특히 기숙사에서 룸메이트와 함께 라면을 먹기로 한 날에는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습니다.
생활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학업적인 부분에도 적응해야 했습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차이도 이미 존재하지만 특목고의 차이까지 더해져 생각보다 커다란 간극에 당황했습니다.
매일매일 그날 배운 것을 공부하지 않으면 뒤처지기 일쑤였고 칼 같은 쉬는 시간과 자습시간에 잠을 줄여가며 공부해야 했습니다. 또, 12시가 되면 무조건 소등해야 했기에 하루에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은 한정적이었습니다. 누가 더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냐에 따라 성적이 갈리는 것이었습니다.
국제고는 일반고에 비해 발표과제가 확실히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친구들 앞에서 발표하는 것이 떨리고 부끄럽다가도 너무나도 많은 발표를 진행하다 보니 이제 크게 신경 쓰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수많은 발표 경험 덕분에 대학교 면접도 보다 편안하게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배우는 과목에서의 차이도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학교에서 배운 미시경제학과 국제경제, 세계 문제와 미래사회, 비판적 사고와 철학 등은 대학교 면접을 준비할 때 활용할 배경지식으로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공부할 때 참고할 문제집이 없다는 점이 힘들기도 했지만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힘든 일도 많았지만 그만큼 추억이라고 할 수 있는 일들도 많았습니다. 알찬 3년을 보내고 지난 날들을 추억해 보면 미소를 짓게 해주는 고등학교 생활이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주저하지 마시고 국제고 생활을 꼭 경험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