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이유빈 (이지수능교육 수시연구소장 / 서울대·고려대·연세대 제시문 면접교재 집필)

대학 입시는 늘 공정성 논쟁의 한가운데에 있다. 하지만 정작 충분히 논의되지 않는 영역이 있다. 바로 특별 전형이다. 일반 전형만큼 주목받지는 않지만, 특별 전형은 대학이 사회적 책임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제도다.
| 특별 전형은 왜 존재하는가
특별 전형의 출발점은 단순하다. 기회의 균형이다.
교육 자원의 격차는 여전히 존재하며 가정 환경, 지역, 사회적 조건은 학생의 노력만으로 극복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특별 전형은 그 간극을 제도적으로 보완하려는 시도다.
| 특별 전형의 대상은 누구인가
특별 전형은 특정한 배경을 가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다자녀 가정 자녀
-국가보훈대상자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
-장기 복무 군인·경찰·소방공무원 자녀
-특수교육대상자
-특성화고 재직자
이들은 대체로 구조적으로 교육 자원이 부족한 환경에서 성장했거나, 사회적 책임과 헌신의 맥락 속에서 자란 경우가 많다. 대학이 이들에게 문을 여는 이유는 명확하다. 고등교육은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들에게 열려 있어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 농어촌 학생 전형이 상징하는 것
특별 전형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농어촌 학생 전형이다. 지역 격차 문제는 오래된 현실이다. 도시와 농어촌의 교육 자원 밀도는 여전히 다르며, 농어촌 전형의 자격 기준이 까다로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제 농어촌 지역에서 교육과정을 이수했는지
-학생뿐 아니라 부모의 거주 사실까지 확인하는 절차
이는 제도의 취지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행정구역 개편으로 읍·면이 동으로 바뀐 경우를 예외로 두는 것은 현실을 반영한 조정이다.
반대로,
특목고 출신이 농어촌 전형에 지원할 수 없는 이유는 분명하다. 이 전형은 ‘지역에 있는 학교’가 아니라 ‘지역 간 교육 격차’를 줄이기 위한 제도이기 때문이다.
| 기회균형 통합 전형, 변화의 신호
최근에는 여러 대학이 농어촌 전형을 기회균형 통합 전형으로 묶어 선발하고 있다. 이는 중요한 변화다. 다양한 배경의 지원자들이 하나의 전형군 안에서 경쟁하게 되면서, 경쟁의 범위는 더 넓어졌다.
이 변화는 농어촌 학생들에게 새로운 전략을 요구한다. 수시만 바라보는 접근에서 벗어나, 정시까지 고려한 장기적인 입시 설계가 필요해졌다.
| 특별 전형, 평가가 느슨한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반대에 가깝다. 특별 전형은 학생부종합전형의 성격이 강하게 반영된다.
대학은 다음을 모두 본다.
-학업 역량
-학업 태도
-전공 탐색의 흐름
-공동체 활동에서의 태도
결국 질문은 같다. “대학에서 학업을 수행할 수 있는가.” 특별 전형은 기준을 낮추는 제도가 아니다. 출발선이 달랐던 학생들에게 다른 경로를 제공하는 제도다.
| 특별 전형은 ‘기회’이자 ‘책임’이다
특별 전형의 존재는 대학의 사회적 역할을 다시 묻게 한다. 교육은 가능성을 발견하는 과정이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들에게 문을 열어두는 것은 교육의 본질에 가깝다. 그러나 제도의 취지를 훼손하는 허위 기재나 자격 왜곡은 가장 기회를 필요로 하는 학생들의 문을 닫아버린다.
그래서 특별 전형은 단순한 혜택이 아니다. 기회이자, 책임이다.
이 제도를 선택하는 학생도, 이를 운영하는 대학도 그 책임을 함께 나누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