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이강우 (이지수능교육 수시연구소 소장 / 서울대·고려대·연세대 제시문 면접교재 집필)

입시 현장에서 학부모와 학생들을 만나다 보면,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에 대해 깊은 좌절감을 호소하는 경우를 자주 접합니다. "어릴 때부터 전공을 정해서 달려온 학생이나 특목고 학생들만 유리한 것 아니냐"는 인식 때문입니다. 이러한 통념은 일반고 학생들로 하여금 학종을 시도조차 하기 두려운 '넘을 수 없는 벽'으로 느끼게 만듭니다. 하지만 2026년 입시를 준비하는 시점에서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사실은, 이러한 인식이 제도의 본질을 완전히 오해한 결과라는 점입니다.
대학이 학종을 통해 선발하고자 하는 인재는 '이미 완성된 학생'이 아닙니다. 만약 대학이 현재 시점의 완성도만을 원했다면, 정량화된 수치로 줄 세우기가 가능한 교과 전형이나 정시 전형만으로도 충분했을 것입니다. 대학이 굳이 복잡한 서류 평가를 진행하는 이유는 성적표라는 숫자 뒤에 가려진 '과정의 구조'를 보고 싶어 하기 때문입니다. 즉, 학종은 "지금 얼마나 완벽한가"가 아니라 "앞으로 우리 대학에서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가"를 묻는 전형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정시와 학종은 그 지향점이 완전히 다릅니다. 정시(수능)가 동일한 시험과 채점 기준을 통해 '현재 시점의 학업 역량'을 측정하는 결과 중심의 평가라면, 학종은 학습의 동기와 태도를 묻는 과정 중심의 평가입니다. 많은 학생들이 학종을 준비하며 불안해하는 이유는 정시의 기준, 즉 '완벽한 결과물'이라는 잣대를 학종에 들이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학은 실패 없는 기록보다, 실패했더라도 그 안에서 무엇을 배웠고 어떻게 방향을 수정했는지를 보여주는 '성장의 서사'에 더 높은 점수를 줍니다.
학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가장 많이 범하는 또 하나의 실수는 '일관성'에 대한 강박입니다. 고1 때부터 고3 때까지 진로 희망이 고정되어 있어야만 유리하다고 믿는 것입니다. 물론 꾸준한 관심사는 긍정적이지만, 대학이 요구하는 진로 적합성은 특정 전공에 대한 전문 지식이나 조기 선행 학습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대학은 관심사가 형성되고, 흔들리고, 다시 재정립되는 치열한 고민의 흔적을 높이 평가합니다. 진로가 변경되었다면 그 변화의 논리가 학생부 곳곳에 설득력 있게 드러나면 됩니다. 입시 전문가로서 강조하건대, 불리한 것은 '진로 변경' 그 자체가 아니라 '변화에 대한 성찰이 부재한 상태'입니다. 부족했던 활동이나 모호했던 시기를 감추려 하지 말고, 그 과정이 나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를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2026 학종 성공의 열쇠입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해답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스펙을 쌓기 위한 무분별한 활동의 양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학습 과정을 설명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위 세 가지 질문에 스스로 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수업 시간의 태도, 수행평가 보고서, 세부능력특기사항(세특)에 이러한 사고의 흐름이 녹아있을 때, 비로소 학생부는 대학 사정관을 설득하는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학종은 완성된 소수만을 위한 전형이 아닙니다. 자신의 학습 과정을 성실히 기록하고, 그 안에서 의미를 찾아온 다수의 학생들에게 열려 있는 기회입니다. 지금의 내가 완성되지 않았음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대학은 당신의 '미완성' 속에 숨겨진 '잠재력'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구분 | 과거의 통념 (오해) | 2026 학종 평가의 본질 (진실) |
| 인재상 | 모든 것이 완벽하게 준비된 '완성형 인재' | 대학 입학 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발전 가능성 인재' |
| 진로 활동 | 1학년 때부터 전공이 고정되어야 유리함 | 진로 탐색 과정의 '성찰'과 '논리적 변화'를 중시함 |
| 평가 요소 | 활동의 개수, 수상 실적 등 양적 스펙 | 활동의 동기, 과정, 심화 탐구 등 '질적 깊이' |
| 핵심 역량 | 결과물의 완성도 (성공 경험 위주) | 문제 해결 과정, 실패 극복 등 '학습 태도' |
Q1.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진로 희망이 중간에 바뀌면 불리한가요?
아니요, 불리하지 않습니다. 대학은 고교 3년간 진로가 바뀌지 않는 것보다, 진로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학생이 어떤 고민을 했고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더 중요하게 봅니다. 변경된 이유와 그에 따른 후속 활동(독서, 탐구 등)이 학생부에 잘 드러난다면 오히려 자기 주도적인 진로 탐색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Q2. 성적이 완벽하지 않은데 학종을 준비해도 될까요?
네, 가능합니다. 학생부종합전형은 정량적인 내신 성적만으로 학생을 평가하지 않습니다. 성적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어려운 과목에 도전하는 태도나 수업 중 보여준 지적 호기심, 성적 추이(상승 곡선) 등을 통해 학업 역량을 증명할 수 있다면 충분히 합격 가능성이 있습니다.
Q3. '세특'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가야 좋은 평가를 받나요?
단순한 활동 나열이나 교과서 개념 요약은 피해야 합니다. 수업 내용 중 호기심을 느낀 주제를 선정하여 심화 탐구한 과정, 그 과정에서 닥친 문제를 해결한 방법, 그리고 느낀 점이 구체적으로 서술되어야 합니다. 즉, '결과'보다는 '배우고 느낀 점' 위주의 기록이 중요합니다.
"내 학생부는 대학이 원하는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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