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염정민 (현 이지수능교육 수시연구소 소장, 수시 서울대·고려대·연세대 제시문 면접교재 집필 / 전 SM논술학원·아토즈 논구술학원 논술 및 입시 컨설턴트, 토마스아카데미·메가스터디 자기소개서 및 면접 지도)

2028학년도 대입은 대한민국 입시 생태계의 거대한 변곡점이다. 내신 5등급제와 통합형 수능이라는 낯선 파도 앞에서 수험생과 학부모의 불안감은 어느 때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두려움은 무지에서 비롯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2028학년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 주요사항’의 행간을 꼼꼼히 분석해 보면, 대학이 요구하는 인재상의 근본적인 변화와 수험생이 나아가야 할 명확한 이정표가 드러난다.
34만 8천 명의 모집표, 그 이면에 숨겨진 ‘수시 절대 우위’의 시그널
이번 발표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거시적 변화는 단연코 ‘압도적인 수시 선발 비중’이다. 2028학년도 대입 총 모집인원은 348,789명으로 전년 대비 3,072명 증가했다. 이 가운데 수시 모집 인원은 무려 281,895명으로 전체의 80.8%를 차지한다. 이는 대입 전형 역사상 최고치에 달하는 수치다. 반면, 수능 위주의 정시 모집 인원은 66,894명(19.2%)에 그치며 전년 대비 1,240명 축소되었다.
이 압도적인 지표가 교육 현장에 던지는 메시지는 매우 무겁고도 명확하다. 고교 1학년이나 2학년 과정에서 내신 성적이 다소 흔들렸다고 해서 섣불리 내신 관리를 포기하고 수능 한 방을 노리는 이른바 ‘정시 올인’ 전략은 이제 극도로 위험한 도박이 되었다는 뜻이다. 전체 정원의 8할을 차지하는 거대한 문을 스스로 닫아버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수시=내신, 정시=수능’ 견고했던 이분법의 붕괴와 ‘정시의 수시화’
수시 비중 확대라는 양적 변화보다 수험생들을 더욱 긴장하게 만드는 것은 입시의 질적 변화다. 오랜 기간 대입을 지배해 온 ‘수시=내신, 정시=수능’이라는 견고한 공식이 처참히 무너지고 있다.
특히 최상위권 명문 대학을 필두로 정시 전형에 학생부 교과 및 정성평가를 반영하는 이른바 ‘정시의 수시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서울대가 선도적으로 도입한 정시 교과역량평가 40% 반영 기조에 이어, 건국대 등 수도권 주요 대학들이 정시 수능 전형에 학생부 정성평가(10~20%)를 속속 도입할 것을 예고한 상태다.
이는 수능 문제 풀이에만 매몰되어 학교 수업을 등한시하는 학생은 더 이상 선발하지 않겠다는 대학 측의 강력한 의지 표명이다. 수능 원점수가 아무리 뛰어나도, 고교 3년 동안 자신의 진로와 연계된 학교 수업에 불성실했거나 탐구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면 결코 명문대 합격을 장담할 수 없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5등급제 시대의 진짜 무기: ‘전공 연계 로드맵’과 치밀한 학생부 설계
내신 5등급제 체제에서는 1등급의 비율이 늘어남에 따라 단순한 내신 수치 자체의 변별력은 과거보다 하락할 수밖에 없다. 결국 이 새로운 대입 패러다임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는 ‘전공 연계 선택과목 이수 이력’과 ‘수업 참여도’로 대변되는 치밀한 학교생활기록부(세특) 설계다.
이제 학생의 학생부는 단순한 교내 활동의 나열을 넘어, 뚜렷한 진로 로드맵에 맞춘 한 편의 훌륭한 학업 기획서가 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미디어 콘텐츠 기획이나 시각 디자인, 건축 분야를 지망한다면, 단순히 미술이나 국어 성적을 넘어서서 통합사회와 연계된 트렌드 분석 능력이나, 수학 및 미적분학적 원리를 디자인과 건축 설계에 접목해 보려는 심도 있는 탐구가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담겨야 한다. 스포츠 과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 역시 단순한 체육 실기를 넘어 생명과학이나 역학(물리학) 지식을 융합한 재활 및 데이터 분석 역량을 어필하는 것이 핵심이다. 자신의 구체적인 진로 목표를 향해 고교 3년간 어떤 교과목을 전략적으로 선택하고 깊이 파고들었는지가 수시와 정시 모두를 관통하는 마스터키가 된 셈이다.
거시적인 틀의 변화를 읽었다면, 이제는 타깃을 좁혀 목표 대학을 명중시킬 미시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무너진 이분법의 시대, 수험생은 불안감에 흔들리지 말고 끝까지 자신의 진로 방향성에 맞춰 학교생활기록부를 채워나가는 뚝심을 발휘해야 한다.
2028학년도 대입 전형 핵심 요약
1. 역대 최고치 기록한 수시 선발 비중: 전체 모집인원 348,789명 중 80.8%(281,895명)를 수시로 선발하며 역대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습니다.
2. 정시 모집 인원의 지속적 축소: 정시 수능 위주 전형은 19.2%(66,894명)에 그치며 전년 대비 1,240명이 감소했습니다.
3. '정시의 수시화' 현상 본격화: 서울대를 필두로 건국대 등 주요 대학들이 정시 전형에 학생부 교과 및 정성평가(10~20%)를 반영하기 시작했습니다.
4. 학생부 종합 전형의 변별력 강화: 내신 5등급제 전환으로 등급 자체의 변별력이 낮아짐에 따라, '과목 선택 이력'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의 중요성이 극대화되었습니다.
2028학년도 대입 패러다임 변화 비교
| 구분 | 과거 입시 패러다임 | 2028학년도 이후 패러다임 |
| 전형 간 경계 | 수시(내신/생기부) vs 정시(수능) 이분법 명확 | 정시의 수시화 (정시에서도 학생부 정성평가 반영) |
| 내신 변별력 | 9등급제 기반의 촘촘한 정량 평가 | 5등급제 전환으로 정량적 변별력 감소, 정성 평가 강화 |
| 핵심 경쟁력 | 주요 교과 원점수 및 내신 등급 지표 | 전공 연계 과목 이수 이력 및 융합적 세특 기록 |
다음 제2부에서는 내신 5등급제라는 역설적인 상황 속에서 수도권 상위권 명문대 합격을 가르는 결정적 변수인 ‘학생부 정성평가의 비밀’과,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업 역량의 뚜렷한 성장을 증명해 내는 ‘J커브(우상향) 성적표 설계 전략’을 보다 치밀하게 파헤쳐 보겠다.
[다음 연재 예고]
제2부 [수도권 명문대 공략] 5등급제의 역설, 합격을 가르는 세특과 ‘J커브’ 설계
제3부 [수도권 명문대 공략]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패자부활전, 논술과 수능 최저의 허들
제4부 [지방거점국립대 공략] 교과 전형의 팽창과 블랙홀 ‘지역의사제’
제5부 [실전 가이드] 중3부터 고2까지, 학년별 시기별 시행계획 점검 액션 플랜